정부는 새로운 단계의 남북경협과 북방경제를 전담할 반관반민 성격의 남북협력공사(가칭)의 설립을 추진하되, 재정을 포함한 제반 여건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신중히 추진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지난 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참석한 대북협력지원방안 논의 회의에서 1단계로 외무전문가도 참여하는 추진단을 만든 뒤 2단계로 남북협력공사의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보고했으며,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7일 "남북관계 추진과 관련한 관계장관 회의에서 통일부가 검토하는 남북협력공사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며, 공사 설립에는 준비과정이 필요하고 체계적으로 신중하게 풀어나가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을 비롯한 일부 참석자들은 남북협력공사 설립시 예산조달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고 정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정 장관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사 설립 방향은 맞지만 당장 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하자고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북핵 문제와는 전혀 연계되는 것이 아니며, 이는 핵문제 논의와는 틀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김 청와대 대변인도 "회의에서 핵 문제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천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도 이날 "공사설립과 관련해서는 설립시기와 재원조달 문제, 임무와 기능, 수익성 구조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면서 "남북경협이 확대되는 추세에 있는 만큼 그 과정의 적절한 시기에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관계부처 회의 등을 통해 공사설립에 제동이 걸렸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며 "준비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신중하게 추진해 나가갈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조직 확대 문제인 추진단 역시 설립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아직 검토 중인 사항으로 1일 열린 관계장관 회의 이전부터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미 나온얘기"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지난 달 10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국정감사에서 "장기적으로 남북경협이 경제논리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정부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며 경협의 공공성과 특수성을 감안, 반관반민 전담기구가 필요하다"면서 남북협력공사 설립의 필요성을 보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