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LPG시설 불허·대구 섬유展 무리한 유치'지방자치단체가 걸림돌'
기업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전시행정과 편파적인 행정처리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커다란 지장을 받고 있다.
최근 LG칼텍스정유가 수년간에 걸쳐 제주도 LPG시장 공략을 위해 추진중이던 저장시설 공사 계획이 제주시의 거부로 무산됐다. 또 섬유업계가 정력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제 박람회가 문희갑 대구시장의 요구로 일정을 대폭 변경해야 했다.
특히 내년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예정돼 있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무시한 지자체 편의주의식 행정이 더욱 우려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지역에 기반을 둔 경제활동을 펼치고 싶어도 지방자치단체들의 간섭과 요구사항이 너무 많다"며 "지방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는 원하지도 않는다.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제한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LG칼텍스정유를 싫어한다
제주도 기름, 가스 시장은 현재 SK㈜, LG칼텍스정유가 양분하고 있는 상태다. SK㈜가 제주도의 허가로 자체 LPG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LG는 제주시의 석연치 않은 거부로 끝내 건설이 수포로 돌아갔다.
제주시는 "LPG저장시설은 위험하므로 SK 하나면 충분하다"는 입장.
지역적 특성상 저장시설이 없다면 공정한 경쟁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있다. LG관계자는 "SK 저장시설은 안전하고 LG의 시설은 위험하다는 논리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프리뷰 인 서울'이 '프리뷰 인 대구'로 둔갑
섬유업계는 지난 99년부터 1월에 국제 섬유 박람회 '프리뷰 인 서울'를 실시, 세계 바이어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특히 매년 제일 먼저 열리는 국제 섬유이벤트여서 세계적인 주목대상. 해마다 3,000여명의 바이어들이 몰려와 수십억달러의 구매상담을 벌인다.
내년에는 이 행사가 대구에서 열린다.
문희갑 대구시장의 강권으로 행사지를 대구로 옮긴 것.
한국을 찾는 바이어 입장에서 보면 행사장소나 일정이 왜 변경됐는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프리뷰 인 대구'행사는 고정이 아닌 내년에만 열리는 것이어서 지자체 선거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부산모터쇼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눌러
9월에 개최된 1회 부산모터쇼 역시 전통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일정이 겹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를 곤혹스럽게 했다.
부산시가 국제전시장(BEXCO) 개장에 맞춰 무리하게 행사를 진행하다보니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프랑크모터쇼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당초 국내 메이커들이 부산시에 참가의 어려움을 밝히자 불매운동은 물론 기업 비리를 밝히겠다는 협박아닌 협박을 받았다는 후문.
결국 부산모터쇼는 관람객 60만명이라는 207개 업체 참여라는 외형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컨셉트카는 물론 신차 하나 없는 이상한 모터쇼로 막을 내렸다.
최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