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윤의 흑1이 멋진 반격이었다. 이제 와서 빵때림을 허용하기도 아쉬워서 백2 이하 6으로 살렸지만 흑13까지 되고 나니 중원의 백은 거의 제로가 되고 말았다. 백의 위안이라면 백14로 한 점을 살리는 수가 흑대마의 사활을 위협하는 선수로 활용됐다는 점이다. 강동윤은 군말없이 흑17,19로 대마를 살렸는데 이 과정에 백의 실수가 하나 있었다. 윤현석9단이 필자에게 그것을 알아맞혀 보라고 해서 해답을 제시했는데 윤현석은 눈이 둥그래지며 찬탄을 하는 것 아닌가. 필자가 제시한 해답은 실전보의 백18로 참고도1의 백1에 받았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게 바로 정답이라는 것이었다. "우와, 노 선생님. 지난번 출입기자 바둑대회에서 연승상 받은 게 우연이 아니었군요. 대단하십니다."(윤현석) "어험. 뭘 그 정도를 가지고…."(필자) 아마추어 유단자 수준의 애기가라면 누구나 이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백18은 문제의 수였다. 나중에 이 수순 하나가 승부와 직결된다. 흑은 우상귀의 백을 우악스럽게 덮치는 수단이 있다. 참고도2의 흑1 이하 9가 그것이다. 흑에게는 패를 통해 백대마 전체를 잡자는 강경책이 있다. 그런데 백돌이 A에 있으면 백이 B로 두어 대마를 살릴 수 있지만 실전보의 모양이라면 백대마가 사는 수단이 없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아마추어 애기가들이여. 프로기사가 언제든지 만약의 경우를 생각하고 참고도1의 백1로 받는 것의 진정한 뜻을 오늘 확실히 알았을 것이다. 참고도2의 우악스러운 수단은 조금 후에 실제 상황으로 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