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실시되는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의 압도적인 우세로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아사히신문이 28일 밝힌 여론조사(22~25일 실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체 의석 480석(소선거구 300석, 비례대표 180석) 가운데 과반을 훨씬 웃도는 321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민주당의 기존 의석이 115석임을 감안하면 3배에 가까운 것이다. 반면 현재 의석 수가 300석인 자민당은 103석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여론조사 대로라면 민주당은 연립 정당의 구성 없이도 중의원 장악이 가능하게 된다. 마이니치신문ㆍ요미우리신문 등의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이 300~320석, 자민당은 100석 수준으로 집계돼 민주당의 압승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막판 표심 잡기에서도 민주당이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28일 마이니치신문이 발표한 전국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26~27일) 결과에 따르면 중의원 선거 비례대표 투표에서 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4%로 자민당의 21%를 크게 앞질렀다. 소선거구의 투표 정당 비율에서도 민주당은 46%로 자민당의 23%에 비해 배나 많았다. 정당 지지율도 민주당이 39%를 기록해 지난 7월 조사 때의 36%를 경신하는 등 민주당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민당 지지율은 20%에 그쳤다. 각 정당의 표정도 선거 판세에 따라 확연히 갈리고 있다. 대승이 예상되는 민주당은 총선 다음날인 오는 31일에 바로 정권 인수팀을 출범시키기로 하는 등 수권 정당의 면모를 보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자민당은 초상집 분위기로 제 몸 챙기기에 바쁜 상황. 당내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 노부다카를 비롯, 후쿠다 야스오와 모리 요시로 전 총리 등 거물급 정치인들조차도 총선 패배가 점쳐지면서 다른 후보 지원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자민당의 몰락이 확실시되자 요사노 가오루 재무장관은 민주당의 일당독재 가능성을 들고 나오는 등 총선 패배의 위기감을 표출하고 있다. 민주당의 독주로 군소 정당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당장 여당인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유지해왔던 공명당은 “연립야당은 없다”면서 자민당과의 공조 재검토에 나섰고 민주당과의 연립정권 수립을 검토해온 사민당 등은 민주당의 독주에 자당의 의석 확보가 어려워지자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