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물질이 발견돼 암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전망이다.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인터넷판에 따르면 서니시스 제약회사(미 캘리포니아주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의 제임스 웰스, 잭 구엔 박사는 이 회보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에만 세포사멸(apoptosis)을 유도하는 효소 `카스파제-3`를 발견했다.
웰스 박사는 전세포(全細胞ㆍwhole cell)에 구멍을 뚫고 아교질을 채취해 3,500 종류의 소분자 물질(small-molecule library)에 스크리닝한 결과 카스파제-3가 실질적으로 세포소멸을 집행하는 물질임을 확인했다.
웰스 박사는 “이 물질을 전세포와 유방암, 폐암, 피부암, 백혈병 등 여러 암세포에 실험한 결과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에만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항암제가 듣지 않는 암세포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 박사는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새 항암제를 개발하기 까지는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쓰이는 항암제는 대부분 세포의 증식을 조절하는 p53이라는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는다. 그러나 많은 암세포의 경우 p53 유전자가 변이돼 이 유전자를 통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항암제는 듣지 않게 된다.
인간의 정상세포는 화학적 프로그램에 따라 스위치가 켜졌다가 꺼질 때까지 생존한다. 따라서 정상세포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자살(세포사멸), 세포의 무한증식을 막고 효율적으로 신체를 관리하게 된다. 그러나 암세포는 이러한 메커니즘이 작동되지 않아 죽지 않고 무한증식한다.
<조충제기자 cj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