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보험사 퇴직연금 유치 실적 계열사 물량 빼면 속빈강정

계열사 물량 빼면 신통찮아


'계열사 빼면 빛 좋은 개살구.' 퇴직연금시장을 둘러싸고 대형 보험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지만 대기업 계열사 물량을 빼면 유치실적이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적립금 기준으로 은행을 제치고 퇴직연금 분야에서 금융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60% 안팎의 자금이 삼성전자ㆍ삼성전기ㆍ삼성물산 등 계열사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약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3조원 가까운 자금을 계열사에서 맡긴 것으로 보고 있다. 계열사에서 받은 자금을 빼면 직접 영업을 통해 유치한 퇴직연금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얘기다. 삼성생명은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 없다"며 "전체의 절반 정도가 계열사 물량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손해보험 업계에서 퇴직연금 적립금 1위인 삼성화재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현재 퇴직연금 운용관리 적립금액이 1조9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ㆍ삼성SDIㆍ제일모직 등 계열사 물량이 약 40%에 이른다. 보험업계 전반적으로도 퇴직연금 영업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우리아비바생명ㆍAIA생명ㆍ알리안츠생명 등 일부 보험사는 퇴직연금을 아예 취급하지 않고 있다. 업체들이 대출문제로 은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점포망 등 각종 금융 편이성 측면에서 보험사보다 은행을 찾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권역별 퇴직연금 적립금은 ▦은행 11조8,816억원 ▦생보 6조1,191억원 ▦증권 2조9,134억원 ▦손보 1조4,467억원 등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업원들도 신뢰도 문제로 보험사보다는 은행을 선호한다"며 "보험사들이 퇴직연금시장에 적극 뛰어들고는 있지만 은행에 밀려 유치 성적은 신통치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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