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인도에 공 들이는 일본

訪日 모디와 오늘 정상회담

500억엔 인프라 차관 제공 등 방위·경협 강화… 中 견제

일본 정부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인도양 국가들에 대한 본격적인 공들이기에 나섰다. 이 지역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고 '아베노믹스'의 주요 대외전략인 인프라 수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속셈이다.

지지통신은 일본 정부가 인도 인프라금융공사(IIFCL)에 500억엔(약 4,900억원)의 차관을 제공하고 중국 국경 인근 아삼주의 하수도 정비사업에 156억엔을 공여하는 등 인도에 대한 다각적인 경제지원에 나선다고 30일 보도했다. 일본은 또 향후 5년에 걸쳐 차관과 민간투자,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융자 등의 형태로 인도와 수조엔 규모의 경제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이 같은 양국 간 경협 및 안보협력 강화 방안은 9월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모디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앞서 30일 아베 총리는 일본을 찾은 모디 총리를 직접 맞이하기 위해 교토까지 이동하고 사찰을 직접 안내하는 등 이례적인 환대로 눈길을 끌었다.


취임 당시부터 아베 총리와의 친분으로 화제가 됐던 모디 총리도 이번 방일을 계기로 양국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29일 출국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일본은 인도의 동방 중시(Look East) 정책의 중심"이라며 "안보 분야에서 관계를 격상시킬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또 "인도의 경제정책과 '아베노믹스'에는 많은 상호 보완성이 있다"며 일본과의 경제협력 확대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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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일본과 인도가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고 나선 것은 인프라 건설을 위한 외자유치가 시급한 인도와 수출을 확대하려는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데다 인도양으로의 세력확대에 나서고 있는 중국을 견제한다는 공통된 목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부터 인도양·남중국해를 잇는 거점 항구에 투자해 인도를 포위하는 중국의 이른바 '진주목걸이' 전략에 대해 인도와 일본·미국 등이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정권이 남중국해와 인도양·페르시아만에 이르는 일본의 해상교통로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방위전략의 핵심으로 인도와의 협력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공동 군사훈련을 정례화하고 일본의 구난비행정 US2를 인도로 수출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또 모디 총리 귀국 이후인 9월6일부터 인도와 인접한 남아시아의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를 순방해 순시함 제공과 인프라 정비를 위한 대규모 경제지원책을 약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이들 국가에서 중국의 지원으로 항구가 속속 설립되는 등 이른바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에 속도가 붙으면서 일본과 미국은 물론 인도의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 언론들은 인도가 일본의 손을 잡느라 중국을 등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를 뒤따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 중순께 인도와 스리랑카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인도양을 사이에 둔 중일 각축전이 벌어지면서 인도가 중국과 일본을 저울질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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