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배구조펀드 조용한 돌풍

삼성SDS 상장 등 개편 이슈에 일부 펀드 수십억 뭉칫돈 몰려

2배 이상 높은 지주사 배당률… 저평가된 기업 재평가도 한몫


지배구조펀드가 조용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SDS가 올해 상장하는 등 내년부터 삼성·현대차·롯데 등 주요 그룹의 지배구조 변화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 지배구조 관련 사모펀드에는 수십억원의 뭉칫돈이 몰리거나 출시 직후 곧바로 완판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개의 공모형 지배구조펀드에 올해 들어서만 885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 중 '하나UBS공모주&지배구조[채혼]Class A'에만 549억원이 자금이 유입됐고 '신한BNPP기업지배구조자[주식](종류A1)'에도 올 들어 362억원이 들어왔다.


사모펀드에는 이보다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사모형 지배구조펀드에는 올 들어 1,505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이달에만 5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순유입됐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1개 지점에 1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사모형 지배구조펀드로 유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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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아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골드넛센터 PB팀장은 "내년 주요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연관된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며 "펀드투자가 시들해졌지만 사모형 지배구조펀드에 대한 인기는 오히려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이 올 상반기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사모형 지배구조펀드는 매번 완판 기록을 써가고 있다. 지난주까지 총 8회 모집을 실시했으며 최근 하락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수십억원의 자금을 쏟아 붓기도 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지배구조펀드의 인기 원인으로 지주사와 우선주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꼽고 있다. 또 실제 기업가치보다 낮게 평가된 기업의 경우 지배구조 변화과정에서 재평가 받으면서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지주사는 일반적으로 자회사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자회사 주가가 오르면 레버리지 상승효과가 발생한다"며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인수합병(M&A), 비핵심 자회사 매각, 비상장기업 상장 등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코스피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지주사 평균 배당률도 투자 매력"이라고 전했다. 유상록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매니저는 "지배구조펀드 투자는 박스권 흐름을 보이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라며 "주식시장의 할인 요인을 제거해 재평가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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