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한중수교 20년 중국과 함께 세계로] <8> 글로벌 톱 3 예약한 현대·기아차

최고 품질에 '현대 속도'로 질주… 꼭 갖고 싶은 차 됐다<br>현지 라인 개조 두달만에 첫 작품 쏘나타 출시<br>신규 공장 건설도 사상 최단기간에 끝내<br>MK 품질경영까지 적중… 글로벌업체 최대 격전지서 '올해의 차' 수상 등 기염

중국 베이징에 있는 현대차 2공장 차체 조립 라인. 현대차는 급성장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베이징에 제3공장을 완공해 연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한국차 위력 보더니… 경악한 중국인들
[한중수교 20년 중국과 함께 세계로] 글로벌 톱 3 예약한 현대·기아차최고 품질에 '현대 속도'로 질주… 꼭 갖고 싶은 차 됐다

베이징=이병관특파원 yhlee@sed.co.kr














중국 베이징에 있는 현대차 2공장 차체 조립 라인. 현대차는 급성장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베이징에 제3공장을 완공해 연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현지 라인 개조 두달만에 첫 작품 쏘나타 출시
신규 공장 건설도 사상 최단기간에 끝내
MK 품질경영까지 적중
글로벌업체 최대 격전지서 '올해의 차' 수상 등 기염

'현대차 쏘나타, 중국 CCTV 올해의 차(2011년) 및 중형차 부문 2관왕 달성' '기아차 K2, CCTV 올해의 소형차(2011년) 수상' '현대차 랑둥, 베이징 모터쇼 최고 인기 모델 선정(2012년)'.

현대ㆍ기아차가 지난해와 올해 중국 언론 및 소비자로부터 받은 성적표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며 벤츠ㆍGMㆍ도요타 등 유수 글로벌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가 된 중국에서 쏘나타가 중형차 분야는 물론 모든 차종이 경합하는 전체 부문에서 왕관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다 아반떼를 중국형으로 개조한 랑둥(朗動)은 출시되기도 전에 세계 최대 모터쇼 중 하나인 베이징 모터쇼에서 최고 인기 모델로 선정되며 '베스트셀러'를 예고했다.

실제 중국 인민들이 현대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베이징 시내로 나가봤다. 40대의 학원 여강사 정옌신씨는 "이전에 몰던 도요타 캠리보다 현재 운전하고 있는 현대차의 쏘나타가 성능이나 맵시 면에서 우수할 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어 편리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운수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장치팅씨는 "쏘나타는 시동 방식을 기존의 열쇠에서 터치 식으로 바꾸는 등 중형차 시장에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며 "전국 곳곳에 판매망과 신속한 AS체제를 갖춘 것도 다른 글로벌 업체에 비해 빠른 성장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물론이고 동북부 조선족자치주의 주도 옌지, 동남부 저장성의 부자 도시 항저우시 등 중국 곳곳의 공항에 내리면 택시 승차장에 현대차의 엘란트라ㆍ쏘나타가 즐비하게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24시간 이들 주요 도시를 누비는 택시들은 중국 인민들의 발이 돼주며 현대차의 인지도를 중국 전역에 확산시키고 있다.


10년 이상 택시를 몰고 있다는 베이징의 진지앤씨는 "이전에 폭스바겐의 제타 택시로 영업하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현대차의 엘란트라로 바꿨다"며 "제타보다 내부 공간도 넓고 주행시 안정감이 있어 운전하기가 많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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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에게 현대차는 지난 1980년대 한국의 어머니들 누구나 집안에 놓고 싶어했던 '쿠쿠' 밥솥처럼 꼭 한번 갖고 싶은 차의 대명사가 돼가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02년 베이징시 순이구에 현대차 제1공장 기공의 첫 삽을 뜨며 "중국 인민들이 꼭 타보고 싶은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일성한 바 있다. 그 꿈이 진출 10년 만에 가시화한 것이다.

2003년 5만2,000대였던 연간 판매량은 이후 꾸준히 늘어나며 2공장이 준공된 2008년부터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해 2009년에는 11배인 57만대로 껑충 뛰었고 2011년에는 74만대를 기록했다. 이미 2010년부터 장쑤성 옌청에 있는 기아차 생산분까지 합치면 판매대수 기준으로 폭스바겐ㆍGM에 이어 중국 톱3에 진입했다. 특히 올해 6월과 7월 기아차와 현대차가 각각 제3공장 기공식과 준공식을 잇달아 가지며 연 173만대 생산 역량을 구축,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인프라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이같이 놀라운 성장은 현지 자동차 업계는 물론 중국 링다오(지도자) 사이에 '현대 속도'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진출 원년인 2002년 합작사인 베이징기차의 파산 일보 직전의 허름한 트럭 생산라인을 현대식 첨단 승용차 생산라인으로 개조해 첫 작품인 쏘나타를 출시하는 데 걸린 시간이 2개월, 그리고 2008년과 2012년 각각 30만대, 40만대 양산 규모의 제2, 3공장을 짓는 데 걸린 시간이 세계 자동차 역사상 최단 기간인 1년8개월이다.

현대자동차 중국지주회사의 서승현 부장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신규 공장 건설기간은 통상 30개월인 데 반해 현대차는 절반이면 완공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이는 1990년대 말 인도ㆍ터키부터 시작한 신흥시장 진출 경험에서 쌓은 노하우와 첨단 생산기술이 중국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의 성공은 속도에 못지않게 진출 초기부터 철저한 품질 경영, 시장을 선도하는 적극적인 고객가치 지향적 마케팅으로 중국인의 마음을 파고들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현대차 베이징공장의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애착이 강했던 정 회장이 진출 초기부터 성공의 첫 단추는 품질이고, 그 다음도 품질이라며 최고의 품질 경영을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유기적인 딜러망 구축과 함께 판매와 정비ㆍ부품을 원스톱으로 관리하고 각각의 부문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피드백하는 시스템인 4S(SalesㆍServiceㆍSpareㆍSystem)를 구축해 치밀한 마케팅을 펼쳐오고 있다.

세계에서 검증 받은 중형 차량 쏘나타를 첫 작품으로 선정하고 초기부터 상당수 협력업체의 동반진출을 통해 품질 안정화에 주력했다. 엘란트라를 중국인 취향에 맞게 라디에이터 그릴을 크게 만드는 등 개량화해 '위에둥'이라는 모델을 2008년에 출시하는 등 중국 현지에 맞는 차종을 신속하게 시장에 내놓은 것도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0년 내놓은 베르나, 2011년에 기아차가 출시한 K2 모델은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모델들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중국 정부의 친환경ㆍ신흥 전략산업 육성 정책에 부응해 시범 전기자동차 개발을 완료하는 등 미래 유망 시장에 대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이제 중국에서 양적 성장과 함께 감성ㆍ문화 중심 경영 등을 통한 질적 성장을 추구함으로써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이를 위해 브랜드 파워 제고를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전략 수립에 돌입했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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