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통가 CEO] 박용선 웅진코웨이개발 대표

"정수기 렌털사업이 급성장 열쇠""정수기 판매회사에서 서비스업체로의 변신이 급성장의 열쇠였다고 자부합니다". 박용선(45) 웅진코웨이개발 대표는 취임 3년만에 회사 매출이 3배 이상 늘어난 비결을 묻는 질문에 서비스에 주력한 것이 효과를 본 것이라고 자평했다. 지난 98년 2월 웅진코웨이개발 대표로 취임한 그는 고가의 정수기도 빌려 쓰는 것이라는 렌털 문화를 확산시킨 장본인이다. 웅진코웨이개발의 매출은 렌털 이용자수 급증에 힘입어 98년 894억원에서 지난해 2,743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5,100억원 목표로 하는 등 고속질주하고 있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인해 판매가 급감, 획기적인 돌파구가 필요했다"는 박 대표는 98년 4월 렌털사업을 시작하기까지 사내외에서 엄청난 반대를 무릅써야 했다고 회고했다. 대당 100만원이 넘는 정수기를 월 3만~4만원대의 이용료만 받고 빌려줄 경우 순익이 나기까지 20개월이 지나야 하기 때문. 일정수 이상의 회원을 적기에 모집하지 못할 경우 회사가 문을 닫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주장까지 터져 나왔다. 그러나 렌털 가입자수가 99년 20만에서 지난해 50만, 올 상반기 70만으로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이 같은 주변의 우려는 완전히 불식됐다. 특히 기존 렌털 이용고객들이 친지들에게 재추천해 가입하는 이들이 신규가입자의 60~70%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웅진코웨이개발이 이처럼 놀라운 경영성적표를 내놓은 비결은 '서비스가 곧 제품'이라는 박 대표의 소신을 전사원들이 몸으로 실천했기 때문. 대표 취임 직후 그는 당시 필터를 교환해주는 주부사원들 대다수가 자신이 어지럽힌 고객의 집안도 정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고객을 최일선에서 접하는 이들이 오히려 회사의 이미지를 망치는 현실"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 박 대표는 서비스조직을 완전히 뜯어고쳤다. 코웨이와 레이디의 조어인 '코디'를 별도채용, 정수기 관리전문가로 육성시켰다. 관성에 젖어있던 주부사원의 절반 이상이 사표를 던질 정도였지만 박 대표는 고객서비스 강화만이 회사가 살 길이란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4,000여명의 코디들이 1인당 평균 150여명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두 달에 한 번씩 고객을 방문해 무료점검, 상담, 탱크청소, 필터교환 등 정수기관리에 관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디들이 정수기 판매의 약 45%를 차지할 정도로 매출신장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판매회사로 출발한 웅진코웨이개발이지만 제품다양화 및 자체기술력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과 관련된 각종 환경상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올 하반기 기술연구소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수세정기, 연수기 등으로 품목을 점차 확대,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1년에 2번 직원들과 단체로 해프마라톤에 참가하고 매달 한번 회사근처 맥주집에서 전직원과 맥주를 마시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직원들과도 허심탄회하게 지낸다는 박 대표. 그는 "단기적인 목표에 집착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신뢰 받는 상사로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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