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불황극복의 현장:10/디자인경영 삼성전자(경제를 살리자)

◎전생산과정에 디자인전문가 참여/「모서리 에어컨」·「개구리 카세트」 등 히트상품 양산지난 25일 삼성전자 수원공장의 세탁기생산라인. 제품이 나올 때마다 서울본사 디자인연구소에서 파견된 디자인전문가들이 하자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당초 디자인과 차이가 나거나 색깔·끝마무리에 조금이라도 흠이 있는 하자제품은 「출고불가」로 판정된다. 하자가 있는 제품은 폐기처분된다. 이곳에서 만드는 TV·오디오는 물론 다른 제품도 디자인전문가의 「OK」판정을 받지 못하면 제품으로서 생명력이 없다. 이 전문가들은 공정에 이상이 있으면 즉시 라인을 정지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이들은 외국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디자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라는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특명으로 지난해 조직된 별동대다. 디자인연구소내 「외관품위품질팀」소속인 이들은 완제품의 디자인과 마무리 정도를 최종 점검하는 게 주업무다. 삼성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디자인, 멀리서도 삼성디자인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는 독특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이처럼 디자인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5년까지 1백30억원 안팎이었던 디자인부문의 연구개발비를 지난해에는 2백억원 이상으로 증액하는 등 인적·물적 투자를 늘리고 있다. 디자인연구소 정국현 이사는 『사용하기 편리한 디자인, 삼성다운 디자인을 개발해 「제품만 보고도 삼성제품」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디자인 경영의 최종목표』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를위해 제품컨셉트 구상단계부터 완제품생산에 이르는 모든 생산과정에 디자인전문가를 참여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벤츠, 일본의 소니제품은 멀리서도 금방 어느 제품인지를 알아볼 수있을 만큼 독특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제품은 가까이서 봐도 다른 나라 제품과 구별이 안된다. 디자인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이 디자인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배경에서 시작됐고 그 노력의 결과는 최근 돋보이게 나타나고 있다. 왼손·오른손 어느쪽으로도 문을 열 수 있는 「따로따로 냉장고」와 「지펠냉장고」, 모서리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모서리형 에어컨」은 삼성의 디자인경영이 빚어낸 성과다. 개구리모양의 「개구리카세트」는 초·중학생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외국바이어들로부터도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이것은 카세트는 네모난 것이라는 기존 디자인의 정형을 파괴했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듯이 불황이라 해도 디자인이 뛰어나면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 이는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디자인 경영」의 출발점이고, 이를통해 불황을 극복하면서 동시에 「명품」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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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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