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손·발 대신 눈동자만으로 세상과 소통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신형직(연세대 석사과정)씨가 25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아이캔플러스 시연회에서 침상에 누운 채로 삼성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안구마우스 '아이캔플러스'를 조작해 눈동자로 인터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안구마우스는 단순한 정보기술(IT) 기기가 아니라 중증장애인에겐 팔과 다리나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연구가 지속됐으면 좋겠습니다."

침상에 누운 '연세대 호킹' 신형진(31)씨가 눈동자를 움직일 때마다 기자들 앞에 마련된 모니터에 그의 말이 한 글자, 한 글자 떠올랐다. 중증 척수성 근위축증(SMA)을 앓고 있는 신씨는 몸을 자유로이 움직일 수도, 입으로 의사를 표현하기도 어렵다. 그런 그가 눈동자만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한 것은 삼성전자 직원들이 개발한 안구 마우스인 '아이캔플러스(EYECAN+)'다.



삼성전자는 25일 서초사옥 지하에서 신씨와 함께 아이캔플러스 시연회를 가졌다. 안구마우스는 컴퓨터 마우스를 손 대신 눈동자로 조작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사람도 컴퓨터를 다룰 수 있게 한 기기다. 특히 이번에 새로 선보인 아이캔플러스는 안구 인식장치가 연결된 안경을 착용하는 기존의 아이캔(EYECAN)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아이캔은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지난 2011년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낸 뒤 사내 벤처 프로그램(C-Lab)을 활용해 직접 개발한 제품이다. 특히 기존 안구마우스가 1,000만원대의 고가였던 것과 달리 아이캔은 5만원 이내의 저렴한 가격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 신제품은 신씨 등 제품 수요자들이 자문에 나서 완성도를 더욱 높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아이캔플러스를 신씨와 같은 개인 및 사회단체에 무료로 일정량 보급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계도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