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탯줄혈액 보관시장 `후끈`

바이오벤처가 주류를 이루던 탯줄혈액(제대혈) 보관사업에 임상검사 전문기관과 병원 등이 잇달아 참여, 시장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선발주자인 메디포스트ㆍ라이프코드ㆍ히스토스템이 주도해온 제대혈 보관시장은 지난해 초 연골세포배양 치료제 `콘드론`을 시판중인 셀론텍이, 올 2~4월에는 KT의 사내벤처 KT바이오시스, 차병원과 녹십자의료재단이 신규참여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KT바이오시스의 제휴선인 네오딘의학연구소나 녹십자의료재단은 임상검사 전문 대행기관으로 전국 병ㆍ의원에 탄탄한 영업망을 갖고 있어 시장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차병원 등 산부인과 전문 대형 병원들의 `내 살림` 차리기도 병원영업에 주력해온 기존 업체의 마케팅ㆍ영업전략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국내 최대 제대혈은행 `셀트리`를 운영하는 메디포스트는 이달 말까지 보관신청을 하는 산모에게 산전 태아보험ㆍ정신지체검사 무료서비스, 12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하며 `수성`에 나섰다. 인터넷, 출산ㆍ여성잡지 광고 등 불특정 산모를 겨냥한 마케팅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신규참여 업체들은 130만~150만원(15년 기준) 수준인 보관비용도 100만~120만원 선으로 낮추고 있어 가격 및 부가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제대혈 보관수요는 지난해 4만개 수준. 그러나 수년 안에 10만~15만개(태아의 20~30%) 이상으로 늘어나 시장규모도 지난해 500억원 규모에서 2,00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올해부터 골수이식이 어려운 소아백혈병 환자가 제대혈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을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돼 연간 5,000만원이나 되던 본인부담이 1,000만원 수준으로 줄었고, 줄기세포를 이용한 각종 장기ㆍ조직 재생연구가 활발한 것도 사업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KT바이오시스=임상검사 전문대행기관인 네오딘의학연구소와 제휴, 지난달 말 제대혈은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의사가 채취한 제대혈의 운반ㆍ검사업무 등을 위탁수행하는 네오딘의학연구소의 탄탄한 병ㆍ의원 네트워크와 KT의 IT 인프라가 강점. 대덕 KT 연구단지 안에 제대혈은행을 설치, 보안ㆍ통신ㆍ전기 등 제대혈의 안정적 보관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갖췄다. 고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차병원=서울 강남ㆍ분당ㆍ대구ㆍ구미 등 4개 산하 병원에서 산모들을 대상으로 제대혈 보관신청을 받고 있으며, 이달 중순께부터 보관시설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산하 병원에서 출산하는 월 1,200여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보관신청을 받기 때문에 영업비용이 안들어 저렴한 가격에 보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분당에 줄기세포치료 전문병원도 운영할 계획이어서 부가서비스를 내세운 마케팅에도 유리한 입장이다. ◇녹십자의료재단=목암생명공학연구소와 기술ㆍ보관용역을 체결, 4월부터 제대혈은행 사업에 본격 뛰어들 계획이다. 오랫동안 임상검사센터를 운영해와 병ㆍ의원 영업망이 탄탄하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기존 업체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비영리법인인 데다 안정성ㆍ신뢰감을 주는 녹십자의 기업 이미지까지 가세,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운영하는 제대혈은행의 영속성에 의문을 갖는 산모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용어설명 (제대혈은행이란) 신생아의 탯줄혈액에서 적혈구 등을 만드는 조혈모(造血母)세포 등을 분리, 냉동보관하는 시설과 관리운영시스템을 말한다. 조혈모세포는 아기나 가족이 나중에 백혈병ㆍ재생불량성 빈혈 등에 걸리면 녹여서 이식하는데 골수이식보다 거부반응ㆍ합병증이 훨씬 적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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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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