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국환-하이닉스 '20년 질긴인연'

80년대 현대 반도체진출 앞장신국환 전 산업자원부장관이 하이닉스반도체의 특별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에 내정됨에 따라 신 전장관과 하이닉스 반도체간의 20년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신 전장관은 상공부 전자전기공업국장 재직시절 한국산업에 반도체 씨앗을 뿌린 장본인이다. 그는 지난 81~84년 전자전기공업국장을 맡으면서 현대그룹이 반도체 산업에 진출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주목되는 것은 당시 산업정책의 화두가 과잉투자로 중병을 앓고 있는 중화학공업 조정작업에 있었다는 점. 70년대 중반부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중화학공업이 2차 오일쇼크와 과잉설비투자 등으로 가동률이 절반이하로 떨어지는 등 비틀거리자 발전설비ㆍ중전기ㆍ자동차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참여업체 교통정리ㆍ산업합리화지정 등 부실청산작업이 진행됐다. 산업정책의 큰 줄기가 구조조정에 있었던 만큼 엄청난 투자비가 요구되는데다 성공여부도 확신할 수 없는 반도체산업 육성책이 환영을 받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 신 전장관은 정부 부처는 물론 상공부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반도체프로젝트를 진행시켰다. 그는 막판에 작고한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을 직접 찾아가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결심을 받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83년 현대전자 이천 공장이 준공되는 것을 보고 이듬해 상역국장(현 무역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 전장관의 하이닉스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뒤 박태준 자민련 총재의 특보를 맡으면서 이른바 '현대전자-LG반도체'빅딜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해 산업자원부장관으로 컴백한 뒤에도 통상마찰시비에도 불구하고 반공개적으로 하이닉스지원론을 펼쳤으며 실제 수출보험지원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반도체산업의 뿌리를 내리게 한 그가 결지해지 차원에서 어떤 성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되고 있다. 권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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