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ㆍ도시바ㆍ샤프 등 일본 전자업체들이 잇따라 LCD패널 공급 및 합작사 설립을 위해 새로운 제휴관계를 형성, 일본 업체 간 LCD패널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일본 업체 간 제휴 확대 여파로 대형 LCD패널 및 TV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일본 도시바는 21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에서 대형 LCD TV용 패널을 공급받아온 40인치 이상 LCD패널을 샤프에서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전자업체들 가운데 유일하게 대형 LCD패널을 생산해온 샤프는 그동안 40인치 이상 TV용 패널을 외부에 공급하지 않고 자사 브랜드인 ‘아쿠오스’ TV용으로만 제공해왔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8세대 LCD용 패널 공장을 가동한 일본 샤프는 이번 계약으로 안정적인 패널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도시바 역시 오는 2010년 가동에 들어가는 샤프의 10세대 LCD 생산라인 물량을 포함, 40인치 이상 대형 LCD패널 수급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세계 1위 PDP패널 및 TV 생산업체인 마쓰시타는 히타치가 대주주인 LCD패널 생산업체 IPS알파에 3,000억엔을 출자, 대주주로 올라서는 방안을 막바지 조율 중이다. IPS알파 지분 16%를 보유해온 도시바는 마쓰시타의 이런 움직임에 대응, 샤프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쓰시타가 LCD패널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업계에서는 마쓰시타의 투자금이 8세대 이상 LCD패널 생산라인 공장 신설에 투자될 것으로 보고 있다. PDP에 올인해온 마쓰시타의 전략 선회는 올 들어 40인치 LCD 판매량이 PDP의 2배를 넘어서고 50인치 이상 초대형 TV시장에서도 LCD시장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일본 업체들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하는 것은 40인치 이상 LCD TV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40ㆍ42인치 LCD TV의 경우 내년에도 20%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경우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평균 27.3%의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46인치와 52인치 역시 각각 38.9%, 56.8%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당분간 패널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과 LG가 주도해온 대형 LCD시장은 ▦삼성전자-소니 ▦LG전자-LG필립스LCD-필립스 ▦샤프-도시바 ▦마쓰시타-히타치 등 4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안정적인 LCD패널 공급처였던 일본 TV업체들에 대해 공급 주도권 상실은 물론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일본 업체들의 견제와 함께 대만 업체들의 초대형 LCD패널시장 공략 움직임도 거세다. 대만 CPT는 최근 2009년 하반기를 목표로 8세대 LCD패널 양산계획을 공개했으며 대만 최대 업체인 AUO 역시 조만간 8세대 LCD패널 공장 건립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LCD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전자업체 간 협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전략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대형 LCD TV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맞춰 업체별로 투자 및 제휴 등에서 전략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