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 성장엔진을 찾아라] SK

SK그룹은 올 해 기업구조개혁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해 혹독한 시련기를 맞았던 SK는 올 해 그룹 정상화의 기틀을 다져 새로운 50년을 개척해 나가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투자가 부진했던 점 등을 감안해 올 해는 지난해 보다 20%이상 증가한 총 4조5,000억원을 시설 및 연구개발(R&D)에 투입하기로 했다. ◇기업구조개혁 가속화= SK는 2002년 제주에서 밝혔던 `2005년까지 생존조건을 확보하지 못한 계열사와 사업은 정리하겠다`는 서바이벌 플랜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SK네트웍스 정상화 과정에서 채권단과 “계열사를 10~20여개 수준으로 줄여나간다”는 구조조정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터라 몸집 줄이기를 올 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 SK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 투자관리실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서지는 않고 있으나 채권단과 협의해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장기적으로 생존가능성이 낮은 회사들은 올 해부터라도 정리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 가운데 구조조정 1순위로 지목되고 있는 곳은 SK증권, SK생명, SK투신운용 등 금융부문이다. SK투신운용은 이미 미래에셋증권 등 몇몇 인수를 희망하는 투신사에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채권단은 “증권과 생명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단과 SK는 제값을 받는다면 워커힐 호텔도 언제든지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기업구조개혁이 자리를 잡으면 SK그룹은 사업구조가 에너지 화학과 정보통신 에 집중된 전문기업으로 `환골탈태`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또 사업구조조정과 자산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 2조원을 확보해 2007년까지 부채비율을 120%(2003년 6월말 현재 361%)로 낮추는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 청사진도 올 해 준비할 계획이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SK글로벌 문제 등으로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지배구조개선 활동에 나서겠다”면서 “고객과 주주, 임직원과 국민들로부터 신뢰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투자 늘려 활력 재충전 =SK는 지난해 총투자액이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 분식회계, 최태원 회장 구속 여파로 3조7,000억원에 그쳤다. 당초 SK는 시설에 4조2,000억원, R&D에 6,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투자규모는 계획보다 1조1,000억원이 줄었던 것. 하지만 기업의 성장동력이 꺼져간다는 우려가 팽배해지면서 올 해 투자를 20% 이상 늘려 잡고 있다. 계열사 별로는 SK그룹의 양대 축인 SK텔레콤과 SK㈜가 각각 2조원 및 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올해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위성DMB 서비스를 위해 2월쯤 위성 발사를 추진하는 등에 총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번호이동성제 도입으로 마케팅 투자도 늘려 잡고 있다. SK㈜는 울산에 나프타의 질을 개선해 BTX(벤젠ㆍ톨루엔ㆍ자일렌)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뉴리포머``설비를 건설하기로 해 올 해보다 투자를 30% 가량 늘렸다. 석유화학업종의 특성상 매년 공장의 정기보수가 필수적이어서 이 부문에 4,000억원 안팎을 투입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정보통신 사업에 올 해 회사의 자원을 집중적으로 쏟아 붓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02년 두루넷에서 인수한 전용선망 사업을 회사의 캐시카우(Cash Cow)로 육성하기 위해 대부분의 투자를 이 부문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밖에 SKC, SK케미칼 등 화학 계열사와 SKC&C, SK텔레텍 등 정보통신 계열사들이 총 1조원 이상의 투자에 나선다. 또 워컬힐, SK해운 등 물류ㆍ서비스 계열사와 SK증권, SK생명 등 금융 자회사들도 기존 투자를 유지하며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올 해 사업 및 투자기조는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핵심역량을 확대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할 부분에는 과감하게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SK` 건설 속도 붙인다 SK그룹은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사업을 앞세워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2010년까지 아시아 시장에서 리더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까지는 대륙별로 해외 곳곳에 `현지기업 SK`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 같은 SK그룹의 야심찬 계획의 출발점이 중국. SK는 이미 중국 사업의 목표로 `중국 내 또 하나의 SK`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SK에 중국사업은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으로 가기 위한 전초기지이자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이라고 볼 수 있다. 손길승 SK회장은“중국사업에서 얻어지는 이익 모두를 중국에 재투자해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을 위한 중국 기업 SK`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SK는 `중국기업 SK`의 기업가치를 오는 2011년까지 140억 위앤(2조원)으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SK그룹의 중국 3대 전략사업은 ▲정보통신 ▲생명과학 ▲도로 및 자동차 유관사업. 이 중에서도 정보통신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경쟁우위가 뚜렷하고 중국도 정보통신 사업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SK가 추진하는 정보통신 사업의 최종 목표는 중국에서 `종합 모바일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SK는 이를 위해 국내에서 이미 검증된 정보통신 기반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정보통신 터미널 ▲네트워크 ▲플렛폼 ▲응용 컨텐츠 ▲모바일 포털 ▲컨텐츠 등을 중국에서 가능한 6대 사업으로 선정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 사업들은 SK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우선 현지 업체와 제휴해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여건이 성숙되면 정보통신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명과학 사업도 SK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다. SK의 미래 핵심 경쟁력이 여기서 나올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이를 위해 `중약(中藥)을 세계 무대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의약과 의술을 활용해 세계인들에게 적합한 의약품을 개발, `중약을 세계화`한다는 것. SK㈜ 관계자는 “생명과학 사업은 SK의 미래를 짊어질 핵심사업분야”라며 “지난해 상하이에 세운 신약개발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해 중약을 상품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와 에너지 사업을 연계한 도로 및 자동차 관련 사업도 주목되는 분야다. SK는 이 사업의 확대를 위해 우선 도로 포장용 아스팔트와 자동차 윤활유 사업을 통해 다진 경험을 바탕으로 올 해는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SK 차이나의 한 관계자는 “에너지, 자동차 서비스, 지능형 교통운영 시스템 등 복합적인 물류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 올 경영전략] "분식회계 오명씻고 `클린컴퍼니` 재탄생" SK그룹은 갑신년 한 해 동안 최태원 SK㈜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클린 컴퍼니(Clean Company)`로 재탄생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분식회계 등으로 검찰에 출두하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좋은 회사를 만드는 데 기여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 강연 등에서도 자주 “SK를 좋은 기업으로 만드는 것 외에는 많은 욕심이 없음”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선대로부터 내려온 SK네트웍스의 부실은 투명경영에 대한 그의 의지에 장애요인 이었다. 지난해 최 회장이 분식회계 등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옥살이까지 하면서 발목을 잡고 있던 SK네트웍스의 부실문제는 해결됐다. 그의 오랜 숙원이 빛을 볼 시기가 도래한 셈. SK그룹 관계자는 “SK네트웍스 부실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었던 최 회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법적처벌까지 감수해 오히려 회사의 클린화에 앞장설 수 있게 됐다”면서 “ SK의 변화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능력 있고 독립적인 이사진`구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이와 함께 종합적인`이미지 재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CSP(Common Starting Point)`프로젝트를 올 해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상식과 기본에서 출발, 고객 대한 밀착경영과 독립적인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 등을 강화해 기업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회복하고 높여나가자는 것이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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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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