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에어컨/복더위야 너 반갑다/내수부진속 불황모르는 효자품목 급부상

◎업계,2조규모 시장놓고 마케팅전쟁 돌입/일찍 찾아온 여름에 반색/업체마다 신제품으로 무장/다기능·편리성 앞세워 고객 유혹「1조6천억원의 팽귄시장을 잡아라」. 올 여름 에어컨시장 선점을 위한 가전업계의 시장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LG·대우전자 등 「가전빅3」와 만도기계, 해태전자, 아남전자, 두원냉기 등 중견업체들은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신제품을 일제히 출하, 치열한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그동안 파격적인 할부판매와 예약판매 등을 통해 생산물량을 상당부분 소화한 업계는 이달들어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것을 최대한 활용, 본격적인 판매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 에어컨 장사에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 여름한철 결정적인 성패를 좌우하는 「천신」(날씨)이 미소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무더위가 예년보다 더 일찍 찾아온데다 유난히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전망이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에어컨업계에 더할 나위없는 「우군」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가 장기 기상예보의 가장 중요한 자료로 활용하는 일본의 기상대의 장기기상 예보도 무더위장기화를 예고, 에어컨업계에 청신호를 울려주고 있다. 삼성전자 최진호 백색가전본부장은 『지난 2년간 여름철 폭염이 지속되면서 에어컨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올해도 벌써 대구등 일부지역에서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를 보이는 등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에어컨시장을 밝게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은 가전내수의 전반적인 침체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효자품목이어서 업계의 마켓팅이 어떤 품목보다도 치열하다. 에어컨은 가구당 보급율이 20%대로 낮아 아직 수요잠재력이 크다. 시장규모는 지난해 1백10만대, 2천억원에서 올해는 1백40만대, 1조6천억원(소비자가격기준 2조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품목은 5%가량씩 뒷걸음질치는 등 고전하고 있지만 에어컨만은 불황을 모르는 기대주로 각광받고 있다. 이같은 시장규모 확대에 따라 에어컨의 보급율도 3년내 60%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급성장에 힘입어 에어컨은 그동안 가전내수의 황제였던 컬러TV를 제치고 1위품목으로 부상했다. 소득1만달러를 시대를 맞으면서 가정용 수요와 업소 사무실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에어컨시장이 커지면서 신규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기존 가전빅3와 두원공조 만도기계에 이어 해태전자 아남전자 린나이등도 에어컨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파이를 나눠갖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 것. 업체별 시장점유율은 에어컨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LG전자가 41%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라이벌 삼성전자는 36%로 그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위권 업체로는 대우캐리어가 12%며, 경원세기 만도기계 두원공조등이 각각 10%미만의 영토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선보인 에어컨신제품의 특징은 공기정화기를 채용하는 다기능 제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공기정화기능의 경우 에어컨이 냉방을 위한 계절상품에서 사계절상품으로 자리바꿈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LG전자의 「크린캡 에어컨」은 플라즈마 공기정화기술을 응용한 제품으로 장마철에 생기는 습기와 겨울철의 먼지, 냄새까지 쉽게 없애주는 점이 특징이다. 설치하기 편리하게 인테리어성과 디자인을 고급화시킨 것도 두드러진 특징. 가령 나무결 같은 자연색으로 코팅한 고급형 패키지 에어컨이 많은 것이 이를 반증한다. 또 천장에도 달 수 있고 바닥에 세워놓을 수도 있는 컨버터블 에어컨도 많이 내놓았다. 이동식 에어컨은 공간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을 선호하는 신세대부부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제품도 모서리에 설치할 수 있도록 뒷면의 일부를 깎은 제품을 선보인 것도 마찬가지로 공간활용을 극대화하도록 한 제품이다. 제품스타일도 그동안 창등에 고정시키는 룸에어컨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거실과 방·사무실 등에 편리하게 세우는 직립식 커스텀 에어컨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커스텀에어컨의 경우 설치하기 쉽고 이동하기 편리, 가정용은 물론 대형음식점이나 사무실용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업체별 판매전략은 매우 치열하다. LG전자는 확고한 우위를 다진다는 각오아래 다양한 기술을 가진 신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재고물량을 최소하기 위한 예약판매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말과 3월초 두차례에 걸쳐 예약판매를 실시한 이 회사는 올해 전체 판매목표의 60%인 30만대의 예약을 받아놓은 상태. LG는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 수출전략상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수출목표는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3억5천만달러를 책정했다. 2000년까지 3천억원을 투자,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글로벌생산거점을 마련, 세계시장점유율 10%로 세계3대 에어컨메이커로 도약한다는 야심이다. 삼성전자도 저소음 저에너지소비형 신제품으로 LG전자와 자존심을 건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판매목표는 LG와 비슷한 50만대를 책정했으며 이미 연초 실시한 예약판매로 30만대의 판매물량을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이 회사는 고가형인 커스텀 에어컨의 판매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것을 감안, 커스텀제품의 판매확대에 마켓팅을 주력하기로 했다. 반면 룸에어컨은 저가모델로 잠재고객수요를 창출하기로 했다. 또 에어컨의 시장흐름을 면밀히 분석하는 수요예측팀을 구성, 예약판매 실적과 주력판매제품군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적기생산 판매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중하위권 업체들의 출사표도 의욕적이다. 올해 처음으로 뛰어든 해태전자는 마케팅력과 체계적인 유통망, 애프터서비스망을 구축하는 데 힘쓰기로 했다. 가정용 3개모델과 업소용 1개모델을 선보여 60억원(3천대)의 판매를 달성하고 내년부터 연구개발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위니아브랜드로 내수에어컨시장의 10%대이상의 영역을 확보한 만도기계를 비롯해 두원냉기 아남전자 등 전문·신규업체들은 빅3와 다른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융영역을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고의 제품을 내놓는 고가브랜드 전략 ▲룸에어컨과 커스텀에어컨을 동시에 구입할 수 있는 원스톱 전문점 등 혁신적인 신유통방식 ▲에어컨업계 처음으로 방문판매조직인 위니아 카운셀러 운영 등이 주요 전략이다.<이의춘>

관련기사



이의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