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코리아 윤윤수(尹潤洙)사장「휠라가 태어난 곳은 이탈리아지만 꽃피운 곳은 한국이다.」
휠라코리아는 휠라그룹에서 이렇게 통한다. 이 말 속에는 휠라코리아가 다른 외국기업이 한국에 진출해왔던 것과는 다른 성장배경을 갖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휠라코리아의 설립은 성숙한 한국시장을 바라보고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들고 한국땅을 찾는 일반적인 과정이 아니었다. 한국은 휠라 신발의 출생지였다. 물론 그것은 윤윤수(尹潤洙·사진·54)사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尹사장은 지난 85년 ㈜화승에서 수출맨으로 뛰었던 경험을 살려 한국의 신발제조 기술과 휠라라는 브랜드를 결혼시켰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휠라 신발은 지난 96년 미국시장에서 7.7%의 시장점유율을 장악하며 매출기준 업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휠라코리아는 휠라그룹 최대 주력사업인 신발에서 「심장부」다. 전세계에 공급되는 신발의 상품기획과 생산 및 주문관리 등 핵심기능을 맡고 있다. 이탈리아 본사는 브랜드 관리를, 미국 등 해외법인은 주문을 따낼 뿐이다.
휠라코리아와 尹사장이 IMF에 들어선 직후 『진정한 국산품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던 것은 그만큼 당당하다는 자신감을 깔고 있다.
또 주한 외국기업 가운데 가장 토착화한 기업으로 휠라코리아가 꼽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한번 맺은 거래선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도 휠라코리아가 「토종기업」임을 보여준다. 의류·신발 등에서 국내 100여개 중소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휠라코리아는 한번 맺은 인연을 끝까지 챙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휠라코리아의 장학사업이나 불우이웃을 돕는데도 열심이다. 지난해 고교생 106명에게 2,600여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한국보이스카웃의 후원업체이기도 하다. 고아원 등에 휠라에서 만든 옷과 신발을 나눠준지도 꽤 오래됐다.
尹사장의 경영관이나 경제관도 된장냄새가 물씬 난다. 그가 『세제상 내국민과의 차별대우, 배타적인 국민정서, 노사관계의 경직성 등이 외국기업들이 한국투자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지적한 것은 한국을 걱정하는 마음이다. 『한국만이 아니라 현재 많은 국가들이 외자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보다 앞선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외국기업들이 투자하기 좋도록 실질적인 규제완화와 환경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게 尹사장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