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용카드 바르게 사용하자] 2. 국내시장의 허와 실

"신용만으로 OK" 소비자 금융 새지평 >>관련기사 국내 신용카드시장은 20여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은행ㆍ증권ㆍ종금ㆍ할부금융 등 여타금융업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미국ㆍ일본 등 신용카드 선진국과는 다른 독특한 제도의 도입이나 다양한 신상품 및 서비스개발을 통해 국내 소비자금융시장의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대다수 국민이 카드를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훌륭한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고속성장의 이면에는 과소비 유발, 신용불량자의 양산, 카드관련 범죄의 증가 등 많은 사회적 문제점을 야기하기도 하였다. 국내 신용카드 시장의 성장과정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사실은 국가경제의 고도성장과정에서 기업금융위주로 운영되던 국내 금융산업에 소비자금융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이다. 높은 은행문턱으로 대변되던 국내 금융시장에 신용카드가 도입되면서 카드론, 현금서비스 기능의 활성화로 인해 담보 없이 신용하나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새로운 대출관행이 자리잡게 되었다. 이런 사실은 취약한 국내 소비자금융시장구조로 인해 80년대까지 성황을 이루던 전당포들이 90년대 들어 신용카드가 활성화되면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사실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미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신용카드 도입 초기단계에서부터 모든 신용카드 거래발생시에 카드사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전(全)거래 승인제도를 도입, 카드의 부정사용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체계적인 개인 신용관리나 한도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최근 정부의 투명과세정책과 맞물려 시행되고 있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나 복권추첨제도는 카드 선진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제도로서 신용카드의 순기능을 적극 활용한 정책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한 카드사용의 활성화는 국내 신용카드시장을 양적 질적으로 한단계 성숙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반면 국내신용카드산업은 급속한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하였다. 특히 취약한 소비자금융시장을 보완하는 역할을 뛰어넘어 신용카드의 본래기능인 물품구매기능보다는 현금서비스 기능이 더욱 크게 부각되면서 전체 카드 이용액의 60%이상을 현금서비스가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신용카드산업의 기반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금서비스는 신용카드의 부대기능으로서 100% 무담보, 무보증으로 현금을 대출해주기 때문에 통상 은행의 대출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현금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자금사정이 좋지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경기가 악화될 경우 언제든지 부실채권으로 바뀔 염려가 있고 이는 곧 카드사의 부실로 이어지게 된다. 또 현금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통상 3~4개 이상의 카드를 소지하면서 대부분 한도의 100%까지 다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카드사의 연쇄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카드사용이 급증하면서 자신의 소득수준을 넘어서는 카드사용으로 인한 과소비 문제와 무분별한 카드발급으로 인한 신용불량자의 양산도 신용카드산업의 고속성장이 낳은 새로운 사회문제가 되었다. 한편 카드산업이 발달할수록 그에 따른 범죄 또한 급증하여 신용카드의 도난이나 위ㆍ변조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고 그 수법 또한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신용카드 시스템을 악용한 불법현금대출의 폐해 또한 국세청 및 각 카드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이제 성년의 나이를 맞이한 한국신용카드시장도 지난 20여년간 양적 위주의 성장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치유하고 카드산업에 관련된 법규 및 제도의 정비와 보다 완벽한 신용 인프라의 구축을 통해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란 것이 전문가나 업계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임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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