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들이 어이없는 판정으로 세계 축구 잔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수준 이하의 판정을 쏟아내는 심판들은 집단으로 부진한 강호들과 함께 2010 남아공월드컵 축구대회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공범 노릇을 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처음 나온 심판들이 주로 '사고'를 쳤다.
21일(이하 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에서 벌어진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의 G조 2차전은 프랑스 출신 주심 스테판 라노이(41)가 경기를 망쳤다. 라노이 심판은 지난 2006년 유로파리그부터 주심으로 활동했고 월드컵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후반 6분 브라질의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가 두 번째 골을 터뜨릴 때 무려 두 차례나 팔로 볼을 건드렸지만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해 코트디부아르의 거센 항의를 자초했다. 이어 골 세리머니를 끝낸 파비아누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라노이 심판은 경기 종료 1분 전 또 한번 실수를 했다. 코트디부아르의 카데르 케이타(갈라타사라이)가 브라질 카카(레알 마드리드)와 몸을 부딪히고 나서 경기장에 나뒹굴자 그는 카카에게 두 번째 옐로카드를 꺼내들어 퇴장시켰다. 케이타의 '할리우드 액션'에 속아 넘어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18일 독일과 세르비아의 경기에서는 스페인 출신의 알베르토 운디아노(37) 주심이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가 세르비아 공격수와 살짝 몸만 부딪힌 장면에 두 번째 경고를 줬고 독일은 클로제가 퇴장당한 지 1분 만에 결승골을 내줬다.
말리 출신 코먼 쿨리벌리(40) 주심은 18일 미국과 슬로베니아의 경기에서 2대2로 맞선 후반 41분 미국의 모리스 에두가 넣은 명백한 골을 별다른 설명 없이 파울이라고 선언했다. 누가 밀었는지 지목하지도 못했고 어떤 반칙을 범했는지 설명하지도 못했다. 운디아노 주심과 쿨리벌리 주심 역시 월드컵 본선 무대는 처음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