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달린 당신 오늘도 달리십니까? 해장은 하셔야죠
 | 청진옥 해장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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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 삼척 곰치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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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하동 재첩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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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 장흥 매생이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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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의 젊은 직장인중에는 국물보다 햄버거나 피자로 해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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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주를 많이 마시는 독일인들은 술 마신 다음날 청어 절임으로 속을 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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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O일 오전 6시 30분. 귀청을 울리는 휴대폰 알람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순간 참을 수 없는 두통과 함께 목이 타는듯한 갈증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침대 속에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은 굴뚝같지만 이미 정신의 통제를 벗어난 내 몸은 내 몸이 아니다. 어젯밤 미친 듯이 '달렸던' 회식 자리는 3차부터 눈꼽만큼도 기억이 없다. 매번 반복되는 일이지만 만취상태에서 제 발로 집에 들어오는 내 자신이 그저 대견할 따름이다. 하지만 이 상태론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 딱 10분만 더 자고 일어나야지 하며 다시 잠을 청한다.
오전 7시 30분. 헉, 10분이 결국 1시간이나 돼버렸다. 지각하는 나를 두눈 부릅뜨고 째려볼 부장님 얼굴을 떠올리니 잠이 확 달아난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고 생수 한 통을 시원하게 들이켜 마신다. 순간 저 아래 뱃속에서부터 무언가 용솟음치듯 솟구쳐 올라오는 것이 느껴진다. 빛의 속도로 화장실로 달려가 변기통을 애인처럼 껴안고 어젯밤 먹은 음식들을 다시 확인해본다.
오전 8시. 콩나물 시루처럼 출근길 직장인들로 빼곡한 지하철에 간신히 몸을 실었다. 칫솔이 상할 정도로 열심히 양치질을 했건만 입 안은 여전히 술 냄새가 진동한다. 게다가 어제 마신 '양폭(양주+맥주 폭탄주)'의 여운이 트림으로 올라올 때마다 불쾌함은 극에 달한다. 그 불쾌함을 내 옆 사람도 느꼈는지 자꾸 나를 짜증 섞인 얼굴로 쳐다본다. 지하철이 좌우 앞뒤로 흔들거릴 때마다 내 뱃속도 함께 요동친다.
오전 9시. 드디어 회사에 도착. 역시나 부장님의 따가운 눈총이 내 뒤통수를 강타한다. 그나마 다행인지 아직도 출근 도장을 찍지 않은 부서 내 빈 자리가 여러 곳 눈에 띈다. 이럴 땐 빨리 일하는 게 상책. 오늘의 업무를 확인하기 위해 수첩을 펴는 순간 오늘 저녁 또 예정된 송년회 술자리가 공포감으로 엄습해온다. 이달 내내 달력에 빼곡히 적힌 저녁 술 약속을 생각하는 순간 눈 앞이 캄캄해진다. 평소 술 없이는 못 산다고 자부해온 나지만 이젠 정말 술이 무섭다.
이 땅의 술을 좋아하는, 아니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숙취의 추억'이다. 교육전문기업 에듀윌이 지난 11월 회원 1,162명에게 '연말 송년회에서 가장 두려운 것'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9.4%(342명)가 '과음 다음날 감당해야 하는 숙취'를 꼽았다. 지난 9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중소기업 CEO 453명을 대상으로한 설문 조사에서도 술자리 전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48%(216명)가 '다음날 숙취 고생'이라고 답했다. 술 마신 다음날까지 계속 따라다니는 숙취의 기억은 갓 입사한 신입사원은 물론 사장님도 피할 수 없는 '공공의 적'인 셈이다.
문제는 숙취가 다음날 업무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정상적인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준다는데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이 올 4월 20~30대 직장인 1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과음 다음날 업무 집중도가 절반 가까이 떨어진다'고 답했으며 '음주로 인한 결근'도 32%나 됐다. 사회생활에서 술을 잘 마시는 것이 하나의 경쟁력으로 작용하듯 과음 후 숙취를 잘 해소하는 것 역시 유능한 직장인의 덕목이 되는 셈이다. 다사랑병원 심재종 원장은 "숙취를 줄이는 최고의 방법은 자신의 주량과 그날의 컨디션에 맞게 술을 마시는 것"이라며 건전한 음주문화와 더불어 올바른 숙취해소법이 뒷받침될 때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송년 술자리가 이어지는 연말이 다가왔다.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쌓인 숙취를 제대로 풀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생존비법일 것이다. 어젯밤 술자리의 묵은 숙취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속풀이 해장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
● 연말연시 술자리 해장이 보약
북어, 전해질 보충에 특효… 야채 넣은 선지해장국 영양소 듬뿍
햄버거·피자·자장면 등 나만의 '엽기 해장법'도
세계에서 술 좋아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주당들의 천국 한국에서는 음주 후 쓰린 속을 풀어주는 해장음식 역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우리가 술 마신 다음날 즐겨찾는 해장국은 원래 ‘숙취를 푼다’라는 뜻의 ‘해정(解酲)’에서 와전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흔히들 술에 찌든 장(腸)을 풀어준다(解)는 의미의 ‘해장(解腸)국’으로 생각하지만 국어사전을 보면 이는 잘못된 말이다. 그래서 우리 고유어가 많이 남아있는 북한에서는 해장국을 ‘해정탕’이라고 부른다.
조선 초기에는 술 깰 성(醒)에 술 주(酒)를 써서 술 깨는 국, 성주탕(醒酒湯)이라고도 불렀다. 세종대왕의 왕명으로 편찬한 중국어 학습서인 ‘노걸대(老乞大)’에는 얇게 썬 정육을 국수와 함께 넣고 천초가루와 파를 첨가한 성주탕의 조리법을 전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해장국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883년 인천항 개항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천항 개항으로 항구 건설과 화물 출입이 활발해지면서 외국인들의 왕래도 크게 늘었는데 이때 이들이 즐겨먹던 쇠고기 안심과 등심을 제외한 나머지 내장과 잡뼈를 활용한 국이 술을 좋아하는 항구 노동자들에게 인기를 얻어 해장국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한국인들이 즐겨찾는 해장 음식= 한국인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해장음식 중 하나는 전라도에서 유래한 콩나물 해장국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콩나물은 독성이 없고 맛이 달며 오장과 위장의 맺힘을 풀어준다고 기록돼 있다. 단백질, 칼슘, 칼륨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으며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산이 들어있어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효과적이다.
북어해장국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해장메뉴다. 북어에는 칼슘, 철분, 비타민 A, 나이아신, 단백질이 풍부해 간을 보호하고 피로를 푸는데 제격이다. 동의보감에서도 ‘극도로 피곤할 때 북어가 좋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북어국을 먹으면 소변을 시원하게 볼 수 있는데다 부족해진 전해질을 보충하고 기운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가격이 다소 비싼 게 흠이지만 복어를 이용한 해장요리도 애주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복어는 기름기가 적고 단백질, 칼슘, 인이 풍부해 간장 해독, 숙취제거와 알코올 중독 예방에 좋다. 또 복어 특유의 독성은 아무리 손질을 잘 해도 약간 남아 있게 마련인데 이것이 온몸으로 퍼지면서 몸을 데워 피로를 풀고 알코올을 중화시켜 숙취를 제거해준다.
선지해장국과 뼈다귀해장국은 서민들의 대표 해장음식이다. 선지와 우거지, 무, 콩나물 등을 함께 넣고 끓여낸 선지해장국은 단백질과 철분, 비타민, 무기질, 펙틴, 섬유소가 조화를 이루며 술독을 말끔하게 풀어준다. 뼈다귀해장국 역시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B1ㆍB2ㆍE, 칼슘 등이 들어있어 피로 해소와 술 해독 작용에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재첩조개와 부추에 소금간을 해 만든 재첩국이나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A가 풍부해 숙취해소와 간장보호에 좋은 올갱이국,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인 매생이국, 강원도 삼척의 명물 곰치국 등도 오랫동안 우리나라 주당들의 쓰린 속을 달래준 일등공신들이다.
◇나만의 이색 해장 비법= 전통적인 해장음식을 거부하고 나만의 독특한 해장법을 고수하는 이들도 있다. 회사원 남시범(27)씨는 과음 다음날 점심에는 항상 피자를 먹는다. 남 씨는 “대다수 사람들은 얼큰한 국물을 마셔야 속이 풀린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오히려 매운 국물을 마시면 속이 쓰리고 기름진 음식이 맞는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과음한 다음날은 아무것도 먹지 않아 숙취가 오래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입맛을 돋우는 피자를 먹고 난 뒤로는 속이 든든해져 금방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며 피자 예찬론을 펼친다. 직장인 이영은(29)씨는 과음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는 항상 패스트푸드점에 들러 햄버거를 사먹는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속이 허한 경우가 많은데 한끼 식사대용으로도 충분한 햄버거를 먹고 나면 포만감과 함께 속이 안정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느끼함의 지존’ 크림소스 스파게티로 속을 달래는 이들도 있다. 술자리가 잦은 영업사원 박정석(32)씨는 얼마 전부터 크림소스로 만든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의 효과에 매료됐다. 과음한 다음날 점심 약속 때 거래처 직원의 메뉴 선택으로 어쩔 수 없이 먹게 된 까르보나라 스파게티가 의외로 쓰린 속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준 경험을 했던 것. 대학생 조진수(27)씨의 경우 얼큰한 국물의 짬뽕 대신 기름진 자장면으로 속을 푼다. 매운 국물이 쓰린 속을 자극하는 짬뽕보다 자장면의 기름기가 속을 훨씬 편안하게 해준다고 한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마케팅팀의 김성수 씨는 술 마신 다음날 아침 항상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과음 후에는 알코올의 이뇨작용으로 탈수현상이 일어나 몸 안의 전해질과 당분이 빠져나가게 되는데 아이스크림의 수분과 당분이 몸 속의 부족한 요소들을 채워줘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 직장인 김민희(37)씨는 과음한 다음날 흰 우유 500ml를 단번에 마신다. 술 마신 다음날에는 수분 보충이 필요한데 물은 많은 양을 마시기 힘들고 주스나 커피는 속이 쓰리기 때문에 흰 우유가 좋다는 주장이다.
◇세계 각국의 해장법= 나라마다 해장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미국은 식은 피자나 햄버거 같은 기름진 음식으로 해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에서는 자정 무렵 술을 마신 사람들이 햄버거 가게 앞에 길게 줄 선 풍경을 자주 볼수 있다고 한다. 날달걀 또는 노른자위에 소금과 후추, 브랜디 등으로 간을 맞춘 음료 ‘프레리 오이스터(Prairie Oyster)’도 숙취해소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독일에서는 소금과 식초에 절인 청어를 피클 양파에 싸서 먹는 ‘롤몹스(Rollmops)’가 대표 해장음식이다. 리츠칼튼 서울의 프란츠 리히터 총지배인도 한국에서 술 마신 다음날에는 꼭 청어 절임으로 속을 푼다. 그는 “소금에 절인 청어를 각종 야채와 함께 먹으면 빠져나간 미네랄과 수분을 보충해 몸의 피로를 덜어준다”고 말한다. 프랑스인들은 양파로 만든 수프 ‘아 루아뇽’을 즐겨먹는다. ‘어니언 그라탕’ 또는 ‘브라운 어니언 수프’라고도 불리는 ‘아 루아뇽’은 양파의 단맛과 뜨거운 치즈가 속을 달래준다.
영국은 위스키의 본고장답게 보드카에 토마토주스와 여러 소스를 넣은 칵테일 ‘블러드 메리’로 해장한다. 토마토의 신맛을 내는 구연산은 숙취로 인한 속쓰림을 줄여준다. 또 특이하게도 영국에서는 어젯밤 술을 마신 술집에 가서 술을 들이키면 숙취가 해소된다고 믿는 풍습이 있다. 영국인들은 이 해장술을 ‘개털(Hair of the Dog)’이라고 부른다. 개에 물려 아플 때 자신을 문 개의 털을 한움큼 뽑아 덧대면 상처가 낫는다는 속설에서 유래한 이색 풍습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음주강국 러시아에서는 사우나에서 자작나무 이파리로 몸을 때리거나 양배추와 오이즙에 소금을 넣어 만든 음료 ‘라솔’을 즐겨먹는다. 이탈리아에서는 토마토와 해산물을 넣고 끓인 수프나 진한 에스프레소로 속을 풀고 멕시코인들은 새우와 해산물을 매콤하게 버무린 ‘부엘바 알라비다(Vuelva a la vida)’라는 샐러드로 해장한다.
일본의 경우 매실을 소금에 절인 다음 차조기 잎을 넣어 만든 매실장아찌 ‘우메보시’를 애용한다. 또 조개를 넣은 미소시루(된장국)나 홍시, 곶감도 자주 찾는 해장음식 중 하나다. 중국인들은 진하게 우려낸 녹차에 레몬이나 식초를 넣어먹거나 인삼, 귤 껍질, 칡뿌리 등 천연재료로 만든 전통차 ‘싱주링’을 즐겨마신다. 몽골에서는 소금에 절인 양의 눈알을 토마토주스에 띄워 마시고 아프리카 수단 사람들은 소의 생내장에 고춧가루를 찍어먹는다. 이라크인들은 염소 머리를 푹 고은 국물을 애용한다.
◇숙취와의 전쟁=한국인들만의 독특한 음주문화 덕분(?)에 숙취해소음료 시장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국내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약 1,200억원대로 불과 4년만에 2배 가량 성장했다. 최근 개인의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트렌드에 힘입어 다양한 숙취해소음료가 쏟아져나오면서 관련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숙취해소음료의 품질개발 노력도 진화하고 있다. 지난 1992년 업계 최초로 숙취해소음료 ‘컨디션’을 내놓은 CJ제일제당은 올 10월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을 함유한 ‘헛개 컨디션 파워’를 선보였다. 특히 ‘헛개 컨디션 파워’의 원료인 국내산 헛개나무를 확보하기 위해 CJ제일제당 제약사업본부의 구매팀과 연구소 직원들은 올 여름 전국 약재상은 물론 강원 정선, 울릉도, 경북 청송의 수매상까지 찾아다녔다. 박현준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과장은 “그동안 헛개나무가 숙취해소에 좋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각 지역 약재상 위주로 소량만 공급돼왔기 때문에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와 마케팅 담당 직원들은 음주 후 마시기 편하면서 효과도 빠른 숙취해소음료의 황금 배합비율을 찾아내기 위해 거의 매일 음주실험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음주실험의 희생양(?)이 된 담당자에게 붙은 ‘닥터 숙취제로’라는 별명이 훗날 ‘닥터제로’라는 신제품 이름을 탄생시켰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숙취해소음료는 음주 후 몸 속에 남아있는 숙취를 빨리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보조식품의 개념일 뿐 만병통치약처럼 인식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숙취 없는 연말을 보내려면= 술 마신 다음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우며 설사를 하는 등 불쾌한 숙취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숙취를 해소하지 않고 방치하면 영양소 결핍과 더불어 각종 독성물질이 증가해 모든 장기 기능이 저하될 수 있어 각종 질병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올바른 숙취해소법을 잘 알아둬야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박은화 잠실 함소아한의원장은 숙취해소를 돕는 비법으로 뜨거운 물로 양치하라고 권한다. 동의보감에도 ‘치아에 술독이 남기 때문에 술을 마신 다음에는 뜨거운 물로 양치를 하는 것이 좋다’고 돼 있다. 음주 2시간 이후에는 40℃ 정도의 따뜻한 물에서 족욕이나 목욕을 하면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다만 음주 직후 사우나나 땀을 너무 많이 흘릴 수 있는 높은 온도의 목욕은 전해질 손실과 함께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음주 후 냉수나 커피,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도 위 점막을 자극할 수 있어 삼가는 것이 좋다.
간단한 지압만으로도 어느 정도 숙취를 해소할 수 있다. 무릎 바깥 아래쪽으로 약 2cm 가량 떨어진 ‘족삼리’, 발등 위 엄지와 두번째 발가락 사이의 움푹 들어간 ‘태충’을 약 5초간 세게 누르는 것을 수차례 반복하면 좋다. 음주 후 속쓰림과 구역질이 심할 때는 손목 안쪽에서 약 3~4cm 떨어진 중앙점인 ‘내관’을 지압해주고 두통이 있을 경우 머리의 꼭대기 ‘백회’, 뒷목의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하는 가장자리인 ‘천주’와 ‘풍지’를 눌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음으로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기 위해 억지로 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다사랑병원 심재종 원장은 “음식과 술을 토해내면 몸에 흡수되는 술의 양이 줄어드니 당장은 효과적으로 보이지만 억지로 손을 넣어 구토하면 자칫 위출혈을 일으키거나 기도가 폐쇄돼 최악의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해장술도 어리석은 짓이다. 해장술은 새로 들어간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의 처리과정을 일시적으로 막아 불쾌감을 못 느끼는 것일뿐 간에서 처리해야할 알코올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 간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김순미 가천의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음주 전에 우유나 계란 등 단백질 식품을 먹어두면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줄일 수 있으며 음주 후 잠들기 전에는 보리차나 녹차, 생수 등을 충분히 마시면 숙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