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즈 케첩」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다국적 식품기업 하인즈가 130년의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나섰다.하인즈의 최고경영자(CEO)인 윌리엄 존슨은 지난 17일 『침체한 회사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창사 이래 가장 큰 구조조정을 단행하겠으며 이 계획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엑셀작전」이라고 명명된 이 계획은 전세계 200여국에서 50개 계열사가 5,000여개의 제품을 판매하는 기존 사업구조를 대폭 줄여 6개의 핵심사업군과 6개의 주력 판매지역으로 개편,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요체다. 이를 위해 케첩·참치·냉동식품·수프·유아용 식품과 애완용 동물음식 등을 핵심사업으로, 미국·영국·이탈리아·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했다.
이 계획에 따라 6개 주력사업과 무관한 공장과 사업은 폐쇄되거나 매각되고, 4만명의 스탭 인원중 10% 이상이 감원된다.
하인즈는 이 계획을 올해부터 앞으로 4년간 지속적으로 추진, 2002년까지 완료키로 했다.
하인즈가 이처럼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90년대 들어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참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97년에도 2,500명을 감원하고 2억달러의 원가절감을 이뤄내 수익은 개선됐지만 100억달러에 가까운 매출은 오히려 감소, 보다 강력한 사업구조조정이 필요하게 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럽을 제외한 미국과 아시아·태평양지역 등 전 지역에서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하인즈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계획인 「엑셀작전」을 들고 나온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는 또 경쟁력있는 주력 식품사업 위주로 사업영역을 다시 조정, 이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장악한다는 야심도 숨어있다. 하인즈는 현재 미국 케첩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세계 참치시장의 20%를 장악하고 있다. 또 냉동감자시장에서도 미국내 1위업체다. 매출 부진을 타개하면서 동시에 새도운 도약기반을 다지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이들 주력사업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이 하인즈의 판단이다.
존슨회장은 『주력사업으로의 집중화 전략은 앞으로 4년간 매년 주당 10~12% 수익율을 올려 하인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분석가들은 『하인즈의 이같은 계획이 성공을 거둘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모을 수 있겠지만 계속된 매출 부진과 식품산업의 저성장세를 감안하면 엑셀작전 이후 새로운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엑셀작전을 통해 하인즈가 재도약 발판을 마련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