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보인 홈플러스 패밀리카드가 발급 11일만에 회원 70만명을 돌파하는 등 좋은 반응을 보이자 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패밀리카드는 영국 테스코사가 지난 95년 발급한 '클럽카드(Club Card)'를 홈플러스가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패밀리카드에 대해 신경이 곤두선 이유는 테스코사가 클럽카드 발급을 계기로 영국 할인점 업계 1위였던 세인즈베리를 제치고 1위로 뛰어올랐기 때문.
현재 테스코는 1,100만명의 클럽카드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클럽카드의 매출점유율은 75%, 고객점유율은 65%에 달할 정도다.
특히 테스코는 클럽카드로 인해 매년 약 5,000만건의 고객정보를 입수하게 됨으로써 마케팅이나 신규사업 진출시 경쟁사보다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되는 성과를 거뒀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패밀리카드의 회원수나 이용액 등에 대해 할인점업계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 다른 업체들도 기존 회원카드에 패밀리카드와 비슷한 기능을 더하거나 이와 유사한 카드를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패밀리카드의 성패와 관련, 비관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패밀리카드와 관련해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을 과연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내년 홈플러스의 매출목표는 4조2,000억원. 패밀리카드가 1,000원당 5원을 적립해준다고 할 때 홈플러스는 내년에만 21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회원관리 등에 필요한 시스템과 인력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패밀리카드로 인해 홈플러스가 쏟아 부어야 할 돈은 더 불어나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신규출점 등으로 누적적자가 800억원에 달하는 등 아직 경상이익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며 "여기에 패밀리카드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더한다면 버텨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측은 "패밀리카드로 인한 매출증대 효과와 고객정보확보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비용을 뽑고도 남는다"고 일축했다.
홈플러스의 패밀리카드가 할인점 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올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