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생명 매각을 위해 칸서스자산운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대우건설 매각 쇼트리스트(우선인수협상 후보)를 선정하는 등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게 돼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근 다수의 인수후보군을 대상으로 금호생명 매각 입찰을 실시한 결과 칸서스자산운용과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MOU 체결은 가격 등 투자조건 합의에 도달해 이뤄진 것으로 한달 이내에 본계약 체결이 완료될 예정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매각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으나 이번 계약체결을 통해 그룹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금호생명도 신규로 자본을 확충해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자금이 4,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국내외 투자가 4곳을 쇼트리스트로 선정, 통보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전략적 시너지 등 향후 대우건설의 장기적 발전과 거래성사 가능성,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쇼트리스트를 선정했다”면서 “비밀유지 협약 등에 따라 업체 이름이나 금액 등은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쇼트리스트는 지난달 29일 대우건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10여곳 가운데 희망 인수가격을 주당 2만원 이상으로 써낸 투자가 위주로 구성됐으며 대부분이 외국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LOI를 제출한 해외 기업 및 펀드는 미국 엔지니어링 업체인 벡텔과 파슨스, 글로벌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유럽계 사모펀드 퍼미라 등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돼왔던 국내 대기업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앞으로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ㆍ노무라증권과 협의해 입찰 적격자에 대한 4주간의 예비실사를 거쳐 오는 11월 중순께 최종 입찰을 받고 연내 최종 인수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이 ‘50%+1주’ 매각 방침을 밝힌 만큼 주당 2만원이면 총 매각대금은 3조3,929억원에 달하게 된다.
금호그룹이 연말까지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돈은 4조원이며 대우건설을 주당 2만원에 매각할 경우 금호생명 매각대금 등 다른 자산 매각대금까지 포함해 유동성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3조5,000억여원을 지원 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500원 아래로 떨어지면 이들에게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이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대우건설은 주당 1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