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WTO사무총장 저서…中·주변국 이해득실 분석지난해 국제 상거래 무대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발전으로 단연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꼽을 만하다.
'중국과 세계무역기구(China and the WTO)'의 두 저자 슈파차이 파닛차팍(Supachai Panitchpakdi)과 마크 클리포드(Mark L. Clifford)는 중국의 WTO가입이 세계 시장과 중국 역내에 미칠 영향들을 면밀히 평가하고 있다. 책의 부제는 '변화하는 중국, 변화하는 세계무역(Changing China, Changing World Trade)'.
공저자의 한 사람인 슈파차이 파닛차팍은 올해 9월 WTO 사무총장에 오르기로 내정된 인물. 그는 WTO와 인연이 깊다.
1986년부터 2년간 태국 부총리와 상무장관을 역임하면서 우루과이 다자간 무역협상의 태국 협상대표로 나선 바 있고 WTO 초대총장 경선에서 마이크 무어 현총장과 막판까지 아슬아슬한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WTO 선단을 이끌 차기 사무총장의 중국 경제관과 더불어 21세기 초반 WTO 운용 구상을 두루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한사람의 저자인 마크 클리포드는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의 아시아지역 편집 책임자로 중국경제에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두 저자는 전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경제가 국제적인 규칙의 틀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것을 최대의 이득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들은 위험천만한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결코 늦추지 않는다.
중국이 시장을 개방함에 따라 외국 상품들이 중국시장에 물밀 듯 들어올 것이고, 이는 이미 취약해 질대로 취약해진 국영부문과 농업분야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침과 동시에 불안을 더욱 가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비전문가들도 쉽게 읽을 수 있을 만큼 익숙한 용어들로 쓰여진 이 책은 ▦왜 중국이 WTO에 가입하기까지 1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을까 ▦중국의 가입이 국내 경제개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등의 폭 넓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아시아의 퍼즐(The Asia Puzzle)'이라는 장에서 저자들은 중국의 WTO가입으로 인해 주변국들에 초래될 다양한 변수와 가능성들을 세심하게 검토하고 있다.
중국이 국제 무역무대로 본격 등장한 이후 아시아지역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보다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를 것인가, 아니면 이미 확고부동한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중국이 나머지 지역 국가들의 희생을 제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다져나가게 될 것인가?
향후 몇 년은 중국의 시장경제로의 유입에 따라 혼란이 거듭될 것이 틀림없다. WTO 가입으로 무역상의 국제규범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여타 국가들의 기대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현재 중국이 직면해 있는 난제들도 첩첩산중이다. 실업률 급상승하고, 산업의 붕괴가 가속화하고 있는가 하면 정치적 개혁과 인권문제의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WTO 가입은 이들 어려움을 가중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저자들의 결론은 희망적이다. 그들은 공히 "중국의 WTO 가입으로 최대의 수혜를 얻을 승리자는 중국 국민들과 중국경제"라고 단언한다.
문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