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3월 11일] 민노총, 옷차림만 바뀌었나

SetSectionName(); [기자의 눈/3월 11일] 민노총, 옷차림만 바뀌었나 서민우 기자 (사회부) ingaghi@sed.co.kr

요즘 민노총을 출입하는 기자들 사이에서 화두는 단연 신임 김영훈 위원장의 옷차림이다. 지난 4일 김 위원장은 올해 민노총의 투쟁계획을 발표하는 첫 공식 기자회견장에 검정색 계열의 정장 재킷을 입고 나왔다. 으레 민노총 위원장이면 입고 나왔을 점퍼를 그는 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는 "원래 옷을 잘 입는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의도된 연출인 것 같다"는 주장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한 가지 공통되는 것은 "옷차림만큼은 전임 위원장들보다 확실히 세련됐다"는 인식이었다. 그는 평소에도 전임 위원장들이 일명 투쟁복으로 불리는 두꺼운 점퍼를 입고 다녔던 것과 달리 정장 재킷을 즐겨 입는다. 대신 재킷 왼쪽 가슴에 민노총 뱃지를 달고 다닌다. 바지도 등산복ㆍ트레이닝복보다는 면바지 등 깔끔한 스타일이 주를 이룬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온건 노선을 걸으려는 민노총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김 위원장이 최근 한 간담회에서 "민노총이 조합원들과 국민에게 좀 더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힌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위원장 한 명의 옷차림이 바뀐다고 해서 민노총 전체의 투쟁노선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내부에서 강경과 온건 노선은 항시 충돌하기 마련이고 노동정세가 어떻게 흐르느냐에 따라 투쟁의 강도와 방향은 달라진다. 그런 면에서 취임 이후 온건한 행보를 보인 김 위원장의 발언 강도가 최근 들어 점차 세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9일 충주에서 있었던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전쟁이 시작됐다.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대한 결심이 섰다"며 여전히 강경 투쟁 노선을 밟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는 27일 서울 도심에서 1만명 이상 참여하는 투쟁 선포식을 시작으로 실질 가능한 총력투쟁을 전개하자"고 덧붙였다. 새 위원장의 옷차림이 세련된 것만은 사실이다. 또 과거의 관성화된 투쟁 대신 국민과 소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눈높이에 맞는 투쟁방식을 걷겠다는 그의 다짐이 허투루 들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조직의 투쟁 방식까지 그의 옷차림만큼 세련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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