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또 다시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은행권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보유했던 워크아웃기업 주식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이들 주식에서 얻을 수 있는 평가차익 만 수조원에 달해 실제 매각이 이뤄질 경우 은행권 현금흐름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가장 많은 워크아웃 주식을 보유한 우리은행의 경우 이날 종가 기준으로 보유한 10개 상장 워크아웃 기업에서 거둬들인 평가차익 만 1조4,983억원에 달했다. 산업은행 역시 5개 워크아웃 기업에서 거둬들인 평가 차익이 1조원에 가까운 9,880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워크아웃 기업의 주식은 당장은 회계기준 상 투자유가증권으로 분류돼 평가차익이 이익에 반영되지 않지만 매각이 이뤄질 경우 특별이익으로 순이익에 반영돼 은행권 현금흐름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주식 가운데 가장 큰 차익을 거둔 종목은 하이닉스. 우리은행이 보유한 4,183만주의 하이닉스 주식의 장부가액은 9,504원에 불과하지만 지난 11일 종가는 2만2,750원에 달해 이 종목에서만 무려 5,542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대건설에서 거둬들인 차익도 주당 2만3,000원에 달해 차익 만 3,669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LG카드에서 2,672억원, 대우건설과 SK네트웍스에서도 각각 1,054억원, 1,036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산업은행도 대우조선해양에서 가장 큰 차익을 챙기고 있다. 산업은행이 31.0%의 지분을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에서 주당 1만9,000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거둬 모두 3,618억원을 거둬들였다. 산업은행이 LG카드에서 챙긴 차익도 2,295억원에 이른다. 비록 산업은행이 당장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대우증권에서 거둔 차익도 3,311억원에 달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채권은행들이 출자전환을 통해 보유한 주식을 통해 거둘 수 차익이 앞으로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들 종목의 경우 기업구조 개선작업을 통해 재무구조 건전성을 회복한 데다 주인찾아주기가 추진되고 있어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로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워크아웃 기업의 주가가 다른 종목에 비해 높은 상승탄력을 보이는 것은 턴어라운드를 이룬 경영성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채권단 보유주식 매각시 경영권 프리미엄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