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들이 마진 악화와 유럽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더해지며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발 불안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은행주들의 의미있는 반등이 나타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업종지수는 2.67% 하락하며 전체 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종목별로는 기업은행이 4.45% 떨어진 1만3,950원에 거래를 마쳤고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도 각각 -2.71%, -2.56%의 약세를 보였다. 우리금융(-2.40%)과 KB금융(-1.54%), BS금융지주(-1.31%), DGB금융지주(-0.39%), 외환은행(-0.24%) 등 다른 금융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도가 눈에 띄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KB금융을 383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343억원), BS금융지주(-41억원), DGB금융지주(-33억원) 등을 팔아 치웠다. 기업은행의 경우 6거래일 째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KB금융지주는 최근 14거래일 중 단 하루 만 제외한 나머지 13거래일간 외국인 매도랠리가 진행됐다. 은행주의 약세는 영업마진 악화에 대한 우려와 유럽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겹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정부 출자기관인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운전자금 대출금리 인하를 발표하면서 마진이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은행주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출금리 인하로 마진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기업은행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이 같은 흐름이 다른 시중은행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도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5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 전체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점도 은행주 주가에 간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경우 유럽계 은행의 대출금 회수 등 글로벌 금융 불안이 재점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S&P의 신용등급 강등 경고는 이미 노출된 유럽악재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 만큼 과도한 경계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럽 악재가 새롭지도 않고 은행주들의 낙폭이 오후 들어 확대됐기 때문에 상관관계가 강하진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진한 주가흐름을 이어가는 은행주에 대해 밸류에이션 매력은 있지만 유럽 위기가 진정되지 않는 한 의미있는 반등이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 연구원은 “유럽은행의 자본 확충 전까지는 은행주의 바닥 탈피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