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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중국 고사성어] (11) 모수자천(毛遂自薦 )


아직 2년 이상 남은 중국 공산당 제 18기 당 대회(2012년 10월)를 앞두고 벌써부터 보이지 않는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5세대 지도자를 뽑는 차기 당 대회에서는 200여명의 중앙위원과 180여명의 후보위원, 25명의 정치국 위원을 뽑은 다음 그 중에서 9명의 상무위원을 선출한다. 세간의 관심은 물론 누가 총서기가 되느냐이다. 하지만 2012년이 되면 현 상무위원 9명 중 '68세 정년'(상무위원 퇴진 연령)에 걸려 현 총서기인 후진타오(胡錦濤) 등 7명이 다 퇴진하므로 남아있는 시진핑(習近平, 1953년생)과 리커창(李克强, 1955년생)으로 압축된다. 결국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나머지 7명을 누구로 채울 것이냐인데 현재 정치국 위원 25명 중 연령제한으로 퇴진하는 14명과 이미 상무위원이 돼 있는 시진핑과 리커창을 제외하면 나이순으로 위정성(兪正聲), 류옌둥(劉延東), 장더장(張德江), 장가오리(張高麗), 류윈산(劉雲山), 왕치산(王岐山), 보시라이(薄熙來), 리위안차오(李源潮), 왕양(汪洋) 등 9명이 남으며 이중 7명이 상무위원으로 진입할 공산이 크다. 이들의 면면은 매우 쟁쟁하다. 이른바 태자당(太子黨) 출신들은 애써 이를 숨기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공청단(共靑團)의 핵심임을 내세우거나 가난한 노동자 신분을 무기로 내세우기도 한다. 또 화려한 경력과 이목을 끄는 큰 업적을 자랑하는가 하면 홍일점 또는 하이테크의 선구자임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겸손과 자중'이 미덕이긴 하나 보이지 않는 '모수자천(毛遂自薦)'의 장(場)은 이미 열렸다. '든 사람ㆍ난 사람ㆍ된 사람'을 뽑아야 하는 당 원로와 핵심 당원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모수자천(毛遂自薦)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ㆍ평원군열전(史記ㆍ平原君列傳)'에서 나온 말이다. 중국 전국 시대 중기에 진(秦) 나라가 조(趙) 나라를 쳐 수도 한단(邯鄲)을 포위하니 조 나라의 운명이 경각에 처했다. 조 왕은 즉시 평원군(平原君)을 초(楚) 나라로 보내 구원을 요청하게 했다. 평원군이 문하의 식객들 중 문무가 뛰어난 20명을 뽑아가려는데 아무리 해도 19명만 조건에 맞을 뿐이었다. 이 때 모수(毛遂)가 앞으로 나와 자신을 추천하면서 이번 행렬에 꼭 데려갈 것을 간청했다. "당신이 언제 우리 문하에 들어왔지?" "3년이 좀 넘었습니다." "재능과 덕이 있으면 마치 보자기 속에 있는 송곳처럼 뚫고 나오기 마련이다. 3년이나 내 밥을 먹었다는데 어찌 내 눈에 띄지 않았을꼬?" "저는 오늘에야 보자기 속으로 들어가려고 간청하는 것입니다. 저를 보자기 속으로 조금 일찍 들어가게 해주셨더라면 송곳뿐이겠습니까? 송곳자루까지 나왔을 것입니다." "그래? 다들 반대하지만.... 속는 셈치고 데려가 주지!" 초 나라에 도착한 평원군과 식객들은 갖은 말로 초 왕을 설득하려 했지만 요지부동이라 애를 태우고 있었다. 이때 모수가 갑자기 튀어나와 왕의 면전에 바짝 다가가더니 겁 없이 당돌하게 검을 찬 채 위협하는 자세로 '서로 협력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며 공박했다. 그의 용기와 태도에 감복한 초 왕은 마침내 구원병을 보내 즉시 조 나라를 구하라고 명령했다. 단 한 번의 쾌거로 모수는 식객들 중 두각을 나타낸 유명인사가 되었으며 평원군으로부터 상객으로 대접받게 됐다. 이 고사는 모수의 자신감과 재능을 일컫는 말이지만 후세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 때 타인의 추천을 받지 않아도 스스로 일해보겠다고 자청하는 경우에 비유해 썼다. 우리가 흔히 부정적인 의미로 쓰는 자화자찬(自畵自讚)과는 다소 뉘앙스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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