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수위 들어선 삼청동 주변 풍경

인근식당 손님늘어 '희색' 주민들은 교통난에 '울상'

평소 조용하던 서울 종로구 삼청동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들어서면서 연일 북적대고 있다. 인수위는 삼청동 금융감독원 연수원과 인근 교원소청심사 소위원회 건물에 나눠 입주해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사무실과 비서실도 삼청동 인근 안가에 자리잡았다. 인수위에 정치인ㆍ공무원ㆍ기자들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인근 식당 주인들은 마냥 즐거운 표정이지만 주민들은 교통통제 등으로 몸서리를 치고 있다. 인수위에 따르면 연수원 건물 2ㆍ3층에 마련된 브리핑룸과 기사송고실에는 취재를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상근 기자들만 300~4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인수위 정원도 공식적으로는 184명이지만 자문위원ㆍ정책위원 등을 합하면 300명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당선인 비서실 인원과 경비인력, 권력 실세들을 찾아오는 정치인, 업무보고 등을 위해 오가는 공무원들을 합하면 삼청동 유동인구가 대폭 증가했다. 삼청동의 한 한식당 주인은 “평상시에 비해 오가는 사람들이 3배는 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대 수혜주는 삼청동 인근 음식점들. 중국집을 운영하는 A씨는 “연수생들에서 기자ㆍ정치인ㆍ공무원들로 손님이 바뀌었고 그 수가 크게 늘어 평소보다 매출이 30%는 올랐다”며 인수위의 삼청동 입성을 반겼다. 일부 식당은 이 당선인이 종로구 국회의원 시절 기념품으로 돌렸던 ‘이명박 시계’를 다시 내걸고 손님몰이에 나섰다. 삼청동 일대 상가 주인들은 인수위 건물 내에 지난해 만든 음식점 가이드를 비치하며 연합전선을 구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청동 주민들은 과도한 교통통제와 주차난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출퇴근 시간에는 1차로인 삼청동 양쪽 차선이 주차장으로 변한다. 찻집을 운영하며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B씨는 “교통정체가 매일 반복적으로 생겨 이제는 한번 외출하기도 겁이 난다”며 “내 가게는 주차단속이 심해 오가는 사람만 많을 뿐 오히려 단골은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금융연수원 내 주차공간도 협소해 인수위원을 제외하고는 전문위원ㆍ실무위원들조차 차를 가져올 엄두를 못 내는 형편이다. 이처럼 삼청동 일대가 붐비고 있지만 혼잡은 당분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인수위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비상근 자문위원’ 명함이라도 얻기 위한 인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 업무보고와 조직개편ㆍ총선 등을 앞둔 상황이어서 인수위 주변에는 더욱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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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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