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장자 커크 커코리안이 제너럴모터스(GM)의 경영권 장악을 위한 속내를 드러냈다. 9일(현지시간) GM 공개매수 자문역으로 10년전 크라이슬러 인수 시도를 총 지휘했던 인물을 다시 영입한 것. 월가에서는 이에 대해 커코리안의 GM 경영권 참여 의지가 분명해졌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향후 GM이 적대적 인수합병(M&A)전에 휘말릴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커코리안은 GM에 대한 공개매수 자문역으로 제리 요크 전 IBM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했다. 요크는 IBM의 CFO를 맡던 중 1995년 커코리안의 크라이슬러 인수를 위해 영입된 인물이다. 커코리안은 당시 크라이슬러의 지분을 대량을 매입한 뒤 경영권을 요구했지만, 이를 관철하는 데는 실패했었다. 이번 요크 영입은 그 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던 커코리안의 GM 경영권 개입 시도가 윤곽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번햄 증권의 애널리스트 대이비드 핼리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커코리안은 결코 소극적으로 투자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요크의 영입은 이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FT 역시 “요크를 다시 불러들인 것은 커코리안이 GM의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커코리안의 크라이슬러 인수전에 참여했던 요크는 부실기업을 인수한 후 이를 정상화 시켜 높은 가격에 되파는 기업회생전문가로 현재는 2000년에 자신이 세운 사모투자펀드 하윈턴 캐피털의 회장과 애플사의 이사직 등을 맡고 있다. 한편 커코리안은 이날 약속대로 GM 주식을 주당 31달러로 공개매수에 들어갔다. 9일 시장가격은 31.33달러였다. 공개매수는 오는 6월7일까지 이뤄지며, 완료 후 커코리안의 GM 지분율은 현재 3.9%에서 8.8%로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커코리안은 스테이트스트리트뱅크(17.65%), 캐피털리서치 앤 매니지먼드(11.46%)에 이은 3대 주주로 부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