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남성 판사들과 함께 태릉 골프연습장에 가서 골프 연습하고 술을 마셔야 하는 게 힘들었어요.” 강금실(사진) 전 법무부 장관은 22일 서울대에서 가진 초청특강에서 ‘남성 중심 조직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서울북부지법(당시 북부지원) 단독판사로 재직시 동료 단독판사들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 쏟았던 노력을 공개했다. 강 전 장관은 “소수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은 남성을 만나 어울릴 때 (문화를) 어느 정도 공유해야 동료화될 수 있다”며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관료사회의 권위주의적 매뉴얼에 대한 저항심 때문에 원색적인 옷과 액세서리를 즐기는 취향을 고집하고 부장판사에게도 ‘∼다’나 ‘∼까’로 끝맺는 말투가 아니라 ‘∼요’로 끝맺는 말투를 쓰곤 했다”고 전했다. 강 전 장관은 “유무죄와 양형 등 신체의 자유와 관련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 (피고인이) 꿈에 나타나기도 했다”며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는 마음가짐으로 고민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맞붙었던 지난 2006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대해 “지자체장 선거는 중간선거 성격으로 개인 대 개인의 대결이 아니라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갖고 있다”며 “내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당시 열린우리당에 대한 평가가 그랬기 때문에 개인 후보로서 깨기 어려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