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이골프] 이형훈 마로테크 대표이사

살면서 사람들에게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는 그리 흔하지 않다. 그런데 요즘은 골프가 그 흔하지 않은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 같다. 제품을 구매하는데 있어 품질은 물론 사업주의 인간성까지 살피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조금 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가 필요한 데 골프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생각이 든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나로서는 고객과 꾸준히 만나야 하지만 술은 잘 못하는 편이라 더욱 골프를 즐긴다. 넥타이를 풀고 자연과 벗하면서 편한 마음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에서. 아직 미숙한 사람들에겐 “꺼내 놓고 치세요~!”라고 말하는 넉넉함과 여유를 갖고. 또 가끔 펼쳐지는 우정의 샷- OB. 최근 유행하는 사오정 시리즈도 알게 되고…. 그늘 집에서 먹는 자장면 맛도 좋고. 뭐니 뭐니 해도 제일 행복한 시간은 라운드를 마친 후 따뜻한 물속에서의 나른함과 상쾌함. 그 순간 만큼은 모든 근심걱정이 없어진다. 이런 행복감을 함께하는 사람이라면 비즈니스를 떠나 인생의 동반자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사실 비즈니스를 위해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라운드를 할 때는 사업얘기는 많이 하지 않는다. 그저 돌아오는 길에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그 친구 재미있고 괜찮은 친구”라 기억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라운드를 한 뒤 나중에 사무실에서 만나면 비즈니스를 떠나 우군을 얻은 듯 하다. 나를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연히 비즈니스는 성공하게 되는 것이고 또 인생은 즐거우리라고 생각 된다. 하지만 나의 이런 개똥철학 만큼 아직 골프실력은 따라주질 못한다. 이번 여름은 꼭 연습장을 다니리라 또 결심해 본다. 나의 괜찮은(?) 인간성 보다 더 나은 골프 실력을 보여 주기 위해… 골프! 생각만큼 쉽지않고 노력한 만큼 늘어나는 정직한 운동. 어쩌면 인생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 한다. 오늘은 퇴근길에 연습장에 들러 드라이버 샷의 슬라이스를 잡아야겠다. 싱글의 그날을 위해! 성공하는 인생을 위해! <구동본기자 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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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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