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스닥 재도약 하려면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4%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신문 지면을 장식하는 내수부진ㆍ환율하락과 같은 단어는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경기에 선행한다는 증권시장에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어야 할 것 같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3월17일 사상 최저점인 34.64포인트를 기록한 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신뢰가 아직 완전히 회복됐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은 투명성 제고, 지배구조 개선, 시장 건전화 등을 위한 노력이 계속돼왔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에는 진입ㆍ퇴출기준 개선, 불공정거래 방지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코스닥시장 신뢰회복 방안`이 마련됐다. `회계제도 선진화 방안` `코스닥시장 M&A 활성화 방안` `코스닥시장 관리제도 개선방안`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방안에서 논의된 내용 중 상당수는 이미 시행되고 있고 나머지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법 또는 제도적으로 우리의 기업지배구조가 많이 개선됐다는 사실은 해외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3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한국의 기업지배구조에 괄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기울여온 노력이 제대로 인정받 게 됐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하지만 국제적 기준으로 볼 때 아직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S&P의 따끔한 충고를 잊어서는 안된다. 숨가쁘게 제도개선을 이뤄왔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단서가 붙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코스닥시장의 질적 향상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은 재정경제부ㆍ금융감독위원회ㆍ코스닥위원회와 같은 정책당국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시장참여자의 하나이면서도 등록법인들은 바뀐 제도를 이해하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바빴다. 규모는 작고, 업력은 짧은 대부분의 코스닥 등록법인들에는 그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제도의 개선만으로는 부족한 모양이다. 그 부족함을 메워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우리 등록법인들의 `자발성`이 아닐까. 최근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는 등록법인들의 자발성을 유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시도 가운데 하나는 `코스닥등록기업 투명성 지수`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6월27일 열린 심포지엄에서 기업지배구조ㆍ회계 등과 관련된 20여개의 항목을 기준으로 개별 코스닥등록법인들의 투명성 지수를 산출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마지못해 따라 갈 수밖에 없는 규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보고자 하는 이번 논의는 코스닥시장 안팎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우리 협의회가 만든 투명성 지수의 산출기준과 그 활용방안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시간을 두고 많은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더 나은 방법과 절차를 찾아가려고 한다.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는 등록법인의 자발성을 유도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로 코스닥등록법인 공동기술연구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8일 개최된 코스닥 기술전략 세미나에서 130여 등록기업 임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세미나의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한 때 특정 집단을 비웃는 `~답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코스닥답다`라는 말에는 세계 2위의 신흥시장이라는 신화가 담겨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코스닥답다`라는 말에는 유망 중소ㆍ벤처기업을 위한 꿈의 시장이라는 희망이과 역동적인 투자대상이라는 신뢰가 배어 있어야 한다. 흔들리지 않은 코스닥의 정체성은 등록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있어야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전영삼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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