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대란속에 일부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인재사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업대란이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요소인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호기(好機)라는 판단에서다. 내년도 경제여건이 다소 호전될 것이란 전망도 인재확보에 관심을 돌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1일 노동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이 재벌그룹 가운데 이례적으로 인턴사원도 아닌 정규직 신입사원을 올해중 1,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대기업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내실경영으로 다져진 중소기업들이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명문대 출신 인재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어 취업난에 작으나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LG그룹은 지난 10월 한달간 LG홈페이지를 통해 계열사별로 수시채용을 위한 원서를 접수한 결과 응시자 2만여명의 토익(TOEIC) 평균점수가 850점을 넘는 등 우수 인력이 대거 지원하자 채용인원도 늘리고 당초 계열사별 채용에서 그룹차원 채용으로 바꿨다.
신규채용동결 및 인턴직원 채용 등 소극적 인사관리정책을 펴오던 다른 기업들도 정규직 채용을 검토중이며 채용시기도 내년 상반기중으로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년간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았던 한국관광공사는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이달중 신규채용공고를 내기로 했다.
휴대폰·호출기 등의 몸체를 생산, 모토롤라·한국전자 등에 공급하고 있는 신영정밀은 생산·품질관리 부문과 해외영업 확대를 위해 12월중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 신창석(申昌錫)사장은 『인터넷을 통한 취업정보를 보니 명문대 출신 인재들이 많아 회사의 성장, 발전을 위해 신입사원을 채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인재파견업체인 한국커넥션도 컨설팅·인재파견·아웃소싱 등 업무영역을 확대하면서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특히 이 회사는 업무성격상 여대출신을 채용했는데 모두 영어 토익 점수가 850점을 웃돌고 있다.
이 회사 김진궁(金振弓)사장은 『불합격시키는게 아까와 채용하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이들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99년 2월 대졸 취업희망 예정자는 17만2,000명. 여기에다 취업 재수생 22만명을 합치면 취업희망자는 40만명에 이른다. 그런데 취업 예상인원은 고작 3만~4만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약 1만5,000여명을 채용했던 30대그룹의 경우도 올해는 3,000여명 미만에 불과하다. 【최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