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기업도 사채얻기 “비상”/2·3금융권 어음할인 외면따라

◎최고 연 30%고리도 감수/일부 부도설기업 융통어음 돌려30대그룹에 속하는 일부 대기업들조차 사채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금융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이 은행은 물론 2·3금융권 등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자금조달이 불가능해지자 마지막 「밧줄」을 잡기위해 사채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금난에 빠진 국내 30대기업의 상당수까지 최고 연 30%의 고리를 감수하고 사채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기업의 금융비용부담이 커지면서 채산성 악화와 수출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으로 우려된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부도도미노로 금융시장이 경색돼 은행과 종합금융사는 물론, 할부와 파이낸스 등 제3금융권에서조차 어음할인이 불가능하게 되자 대기업까지 잇달아 사채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중견재벌인 N, C사 등이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이 봉쇄되자 사채시장에서 1억원단위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또다른 S, B, D사 등도 월 2∼3%(연리 약 30%)의 고리를 감수하면서까지 사채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급격한 자금사정 악화로 부도설이 나도는 대기업 계열사의 융통어음이 시장에 나왔으며 이중 대부분이 내부거래 등을 통해 융통어음을 진성어음처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30대그룹조차 사채시장의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금사정이 제법 좋은 것으로 알려진 모 대그룹도 사채시장에 5백억원의 여신요청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사채시장이 대기업의 최대 자금줄로 떠오른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돌 정도다. 강남 논현동에서 1백억원의 자체자금을 확보하고 사채중개업을 하는 김모씨(54)는 『부도설이 나도는 기업중 일부는 월 4∼5%의 고리인데도 사채를 확보하기 위해 몸부림』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룹의 오너가 사채시장의 전주를 만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얘기도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처럼 대그룹들이 사채시장으로 몰려드는 것은 증시를 통한 직접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은행과 종금 등을 통한 간접자금 조달길마저 막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들어 9월까지 대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1조6천9백13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37·1%나 급감했고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현대, 삼성 등 초우량기업을 제외하고는 발행이 쉽지않은 상황이다.<김영기·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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