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3월 10일] 기술은 예술이다

누구나 세계 최고가 되고 싶고 세계 최고의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한다. '세계 최고'가 되면 부(소득)와 함께 가치(의미)도 얻을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소비자로서, 사회 생활인으로서 기능뿐만 아니라 가치와 감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그리고 이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것이 예술이다. 따라서 예술적일 때 최고가 될 수 있으며 영어단어에서도 '최고'와 '예술의 상태(state of the art)'는 동의어다. 기술과 제품도 예술과 결합해 예술적 수준에 도달해야 최고가 되며 최고의 가치와 가격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사실 기술(technic)과 예술(art)은 어원도 같았는데 점차 기술은 기능, 예술은 내재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갈라졌다. 그러나 이제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소비자 감성ㆍ감각의 눈높이가 예술적 수준으로 높아짐에 따라 기술ㆍ예술이 다시 한묶음이 돼야만 세계를 지배하는 1등 제품이 가능하게 됐다. 시장에서 예술적 매력을 풍기지 않는 특허들은 고개를 들기 힘들 것이다.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매할 때 수송 기계장치라는 기능이나 기술보다는 아름다움, 색깔, 모양새, 촉감, 멋, 위신, 사회적 가치에의 기여 등 가치, 감성적 요소가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아이팟과 아이폰, 그리고 영화 '아바타'는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예술적 제품의 결정체며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은 남자의 심장박동 소리를, 닌텐도 위는 건강과 재미를 함께 주는 감성적 제품이다. 삼성의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이 어떻게 해서 가정주부를 사로잡고 세계를 지배하고 있겠는가.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수석연구원은 데카르트의 명구를 활용해 "나는 예술이다. 고로 나는 잘 팔린다"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여왕 김연아도 기술과 예술 점수 모두 아사다 마오를 큰 차이로 앞섰다.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을 더 잘할지는 모르지만 세계 모든 사람들은 김연아 선수의 아름다운 연기에 감동받고 열광할 뿐이다. 뉴욕타임즈도 김연아를 예술성과 운동기량의 완벽한 결합으로 표현했다. 'Technology is Art.' 엔지니어나 연구자들이 자신을 예술가라고 여길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 그럴 때 우리나라는 아이폰에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납품만 하는 단계를 지나 아이폰을 뛰어 넘는 예술적 제품으로 세계를 사로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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