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노련한 장쉬

제10보(101~122)


상대방의 미생마가 있는 한 희망이 남아 있다. 그리고 승부패가 남아 있는 한 역시 희망의 불씨는 살아 있다. 중앙 한복판에 흑의 미생마가 떠있고 좌상귀에는 승부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야마시타는 백2로 이단젖힘하여 흑의 미생마를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백10까지는 외길 수순. 여기서 장쉬는 흑11로 움직여 백의 진영에 흠집을 만들었다. 백12로 젖힌 수는 절대. 흑13으로 한 방 얻어맞는 것이 싫다고 참고도1의 백1로 물러서면 흑2에서 6까지로 우변 백대마의 사활이 위협을 받게 된다. 흑15로 자중한 것은 최선. 참고도2의 흑1로 움직여 좌우의 백을 동시에 위협하는 수단은 얼핏 보기에 상당히 유력해 보이지만 백2 이하 12까지 되고 보면 도리어 백을 도와준 꼴이 된다. 장쉬는 진작부터 흑이 우세한 바둑이라고 굳게 믿고 안전 운행을 하고 있다. 폭리를 취하려 하지 않고 상대방에게도 숨을 돌릴 여유를 충분히 주어 가면서 기분좋은 흐름을 견지하고 있다. 흑11에서 17까지의 수순을 음미해 보면 장쉬의 노련한 반면운영을 알 수 있다. 흑은 기회를 보아 흑17로 따낼 마음이 오래 전부터 있었는데 무조건 따내자니 명분이 약한 터였다. 장쉬는 상대방이 백12, 14, 16을 두도록 유도한 후에 비로소 대망의 17을 따낸 것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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