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관광·호텔업계 매출격감 “울상”/월초 연휴 불구 작년 실적 크게 못 미쳐/값 인하 등 판촉 안간힘해마다 5월이면 호황을 구가하던 유통·관광·호텔업계의 「가정의 달」 특수가 올해에는 실종상태이다. 경기침체에다 한보한파 때문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날·노동절 등 행사가 5월초에 몰려 있어 해마다 특수를 누려 왔으나 올해 백화점 등 유통업체와 여행업계의 경기는 빈사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예년 같으면 쇄도하던 각 기업의 단체선물 주문이 올들어 격감한 상태. 미도파백화점은 지난해 4월 한달동안 21억원의 단체선물을 판매했으나 올해는 38.1%가 줄어든 13억원어치를 판매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현대그룹 계열사로부터 고정적인 선물세트 단체구입이 있어 매출액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매년 30%이상의 매출신장률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실적은 크게 줄어든 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예년에는 5월초까지 기업체들의 단체선물 상담이 쇄도했으나 올해는 문의가 가물에 콩나듯 들어오고 있으며 선물도 값싼 상품만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백화점들은 단체선물팀을 강화하고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날 판촉행사를 겨냥, 축제분위기를 띄우고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여행업체들도 지난해 판매 호조를 보였던 해외 효도관광 상품을 5월 주력상품으로 내놓았지만 맥을 못추고 있다. 가격을 10%가량 낮추고 온천 등 방문지도 더 늘렸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오는 5∼8일에 8가지 코스에 24개 관광여행상품을 기획한 코오롱관광의 경우 최소 인원 10명이 찬 것은 3개 상품에 불과해 지난해 실적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롯데관광도 동남아와 일본, 중국 등지를 대상으로 한 효도상품들의 예약실적이 저조, 지난해보다 2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관광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가격을 4만∼5만원 낮추고 고객들을 위한 별식이나 서커스 등을 마련했지만 지난해 4천명의 실적에는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호텔들은 효도상품으로 1인당 10만∼15만원 짜리의 디너쇼를 경쟁적으로 판매하고 있으나 실적은 전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 역삼동의 리츠칼튼 호텔의 경우 8일 가수 조영남이 출연하는 15만원짜리 디너쇼를 판매중이나 실적은 5백72장중 절반도 못팔아 울상을 짓고 있다.<이강봉·오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