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라크전 후를 생각해야 한다

이라크 전쟁이 미ㆍ영 연합군의 수도 바그다드 진격을 앞두고 최대 고비를 맞았다. 이라크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 연합군측에 사상자가 속출, 당초 예상됐던 단기전의 흐름을 뒤흔들어 놓은 탓이다. 따라서 이번주가 전쟁의 장ㆍ단기전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전황으로 보아선 장기전의 양상도 배제할 수 없게 돼 있다. 지구촌은 물론이지만 대외적인 여건에 취약한 우리나라로서는 전쟁의 추이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특히 비록 비전투원이라지만 국회에 파병동의안까지 요청해 놓고 있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한층 그렇다. 지금 세계의 초점은 이라크전이 언제쯤 끝날 것인가에 대해 온통 집중돼 있다.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단기전이다. 미국은 이번 전쟁을 시작하면서 단기전일 경우 지난 1991년의 걸프전(43일)보다 빠른 한달 정도를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그다드를 목전에 두고 이라크의 저항이 거세지면서 장기전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게 됐다는 점에서 개전이래 승승장구하던 `전쟁 랠리`(주가급등ㆍ달러강세ㆍ유가속락)도 전쟁양상이 바뀔 조짐을 보이자 주춤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경제에 대한 위기설이 분분하고 있는 참이다. 전쟁이 조기에 종결되더라도 북한 핵 문제에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경우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되리라는 진단도 있다. 여기에 순탄치 만은 않을 올 춘투는 사회적 불안을 증폭시켜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걱정이다. 실제로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우려하고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정부는 전쟁의 장ㆍ단기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겠지만 그 후의 상황전개에도 만반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전후의 복구 참여는 물론이지만 가장 시급한 것이 바로 북한의 핵 문제이다. 현재 부시 미 대통령의 행정부는 그 축이 매파쪽으로 이동해 있는 상태다. 전쟁 후의 첫 타기트가 될 북한의 핵 문제도 한국정부를 배제한 채 매파를 중심으로 한 해법이 나 올 경우 자칫 우리에게는 최악의 사태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는 이 같은 불확실성도 상정,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우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 시켜 주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한ㆍ미 공조를 한층 강화하는 것이다. 최근의 반미여론이나 주한미군 철수론 등은 우리경제에 모두 악재다. 또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실상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명확히 전달, 이해를 구해야 한다. 노조도 상황의 어려움을 감안, 투쟁을 자제하고 산업현장의 평화를 위해 힘써서야 한다. 정부도 경제정책과 관련, 개혁의 일정을 확실히 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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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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