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선판도 이명박 vs 反이명박 구도로

"이명박 BBK의혹 모두 무혐의"

이명박(가운데)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5일 검찰의‘BBK 사건’수사 발표 이후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발언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오대근기자

대선정국의 뇌관이었던 BBK 사건이 5일 검찰 수사결과 발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대세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번 수사결과를 계기로 주가조작 및 횡령뿐 아니라 서울 도곡동 땅, ㈜다스의 실소유자 문제 등 각종 의혹을 한꺼번에 벗으며 대권 고지에 성큼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의 대세론이 확산되자 자연스럽게 반(反)이명박ㆍ비(非)한나라당 진영의 결집력이 강해져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정국은 오히려 검찰 발표 이후 양측 간 대치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이명박 대세론 탄력받는다=통상적인 대선이라면 승부의 분수령을 넘었을 시점이지만 대선 코앞에서 벌어진 BBK 사건의 검찰수사는 한나라당 측으로서는 조심해야 할 마지막 중대 변수로 비한나라당 진영에서 막판 역전의 ‘한방’을 기대할 수 있는 재료였다. 이날 검찰 발표를 놓고 정치권은 즉각 환영과 검찰수사 규탄 등 극단의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당장 ‘BBK 사건과 이명박 후보는 무관하다’는 검찰의 발표를 뒤집기는 힘들다. 대통합민주신당 등 일각에서 BBK 특검 카드를 빼들고 있지만 특검 도입에는 상당한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검찰 수사결과 발표로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자체가 무력화된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이 후보는 돌발 악재가 없는 한 선거일까지 독주체제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한때 이 후보를 지지했다가 BBK 공방이 가열되면서 부동층으로 옮겨갔던 유권자들이 이 후보 지지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일단 자신에 유리한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에 이 후보는 40%대 지지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불안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씻어 지지층의 결집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대선이 유례없는 다자 구도인데다 이 후보와 색깔이 비슷한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일정 정도의 지분 등을 고려한다면 50%를 넘는 고공 지지율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 대선정국 이명박VS반이명박 대결로 재편=이번 검찰 수사결과 발표로 그동안 3자 구도로 보여졌던 대선 구도는 이 후보와 나머지 모든 후보들이 연대해 대치하는 양자대결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발표가 이명박 대세론에 힘을 실어주었지만 반대로 반이명박 진영의 결집력도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이 짧아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이 후보를 공략하기 힘든데다 BBK 사건에 지나치게 전력을 투입한 데 따른 ‘관성효과’ 등 현실적인 상황이 작용하고 있다. 기세를 올린 한나라당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당장 6일 의원ㆍ당협의장 연석회의를 열어 이회창 후보의 사퇴와 BBK 의혹제기 과정의 대통합신당 ‘공작정치’를 규탄할 예정이다. BBK 의혹이 규명됐으니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또 공세에서 수세로 몰린 반이명박 진영의 반응이 격렬하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측은 검찰수사를 ‘정치검찰이 이 후보를 노골적으로 편든 짜맞추기 수사’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정 후보 측은 ‘이명박 특검법안’을 발의했으며 서울 명동과 광화문에서 소속 의원들을 총동원, 규탄집회를 가졌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도 “검찰 조사결과를 단 한 글자도 인정 못하겠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이번 검찰 조사결과로 보다 절박해진 두 후보 측은 반이명박 연대를 위한 단일화 협상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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