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프랜차이즈도 정보화 시대] 좌담회·끝

"경영효율 높이려면 정보화가 필수" 공감<br>비용 절감때 정보화 예산부터 깎는건 문제<br>학계·정부 유통 서비스 표준안 만들어 줘야<br>업종 밀집지역 직접 찾아가 정기교육 효과<br>가맹본부도 감시 아닌 성과 제고에 활용을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는 2,700개, 가맹점수는 28만여개에 이른다. 연평균 15%대의 성장율을 보일 만큼 고성장세에 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 프랜차이즈 가맹점 생존율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가맹점의 매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 좌담회를 통해 프랜차이즈 업계의 정보화 현황과 문제점, 향후 과제 등을 진단해 본다. 참석자 송태섭 KT 솔루션사업본부 부장 김광호 ㈜아름넷닷컴 대표 윤기영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차장 이규정 한국정보사회진흥원 U비즈니스팀장 김상훈 광운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교수(사회) ▦사회= 프랜차이즈는 고용창출에 효과적인 산업이다. 특히 소기업의 경우,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프랜차이즈 업종에 집중돼 있다. 때문에 프랜차이즈 산업은 앞으로 실업문제 해소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경영효율 제고 수단으로 IT기술을 활용한 정보화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프랜차이즈 업계의 정보화 추진 상황과 문제점은 무엇인가. ▦송태섭 부장 = 현재 KT는 솔루션 개발 벤처업체들과 협력해 ‘비즈메카’를 통해 빌려 쓰는 형태의 정보화 서비스(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를 70여 가지 제공하고 있다. 빌려 쓰는 형태의 정보화 서비스는 월정액만 내면 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해 자영업을 포함한 중소업체들이 쉽게 받아들인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ASP를 선호하지만 반면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서는 개발비를 회수하는 기간이 오래 걸리는 어려움이 있다. ▦윤기영 차장 = 사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정보화 부분은 민감하면서도 크게 화두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업상 비용을 절감해야 할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용 삭감 1순위가 정보화 예산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정보화가 활성화되지 않은 원인으로 무엇보다 개발 공급업체들이 실제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프랜차이즈는 일반적인 형태로 접근하기 힘든 특수 분야다. 단순하게 외식업, 도소매업, 서비스업으로 크게 3개 분야로 구분하지만 실제 세분화하면 기본적으로 파악 가능한 업종이 80여개에 달한다.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솔루션이 80여개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 가맹본부들의 노하우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상위 10%에 해당하는 가맹본부는 자신들의 노하우가 공유되는 것을 꺼려해 정보화 시스템을 이중으로 따로 구축하기도 한다. 중요한 정보관리 시스템은 많은 예산을 들여 따로 구축하고, 공개 가능한 부분에서만 ASP를 사용하는 식이다. 가맹점들은 당장 장사하기도 바쁜데 무슨 정보화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라 더 정보화 구축이 약한 실정이다. 정보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저렴한 ASP도 사실 큰 의미가 없다. ▦김광호 대표 =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에서는 유통이 핵심이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관심은 판촉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상품개발은 어떻게 할 것인가, 가맹사업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업무적으로 서로 연계성있게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원하는데, 현실적으로 업체는 큰 부담일수밖에 없다. 학계나 정부쪽에서 서비스 표준안을 만들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 표준화가 되지 않고서는 사업자는 투자 가치를 못 느낄 수도 있다. 프랜차이즈는 IT 도입이 가장 늦은 분야다. 매장수가 늘고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우선 목적이기 때문에 IT는 전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프랜차이즈 경영자들이 IT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사회 = 정부차원에서는 어떤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는가. ▦이규정 팀장 = 프랜차이즈 정보화를 위해 프랜차이즈 산업박람회에 참가, 업종에 맞는 정보화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또 업계의 정보화 마인드를 향상시키고자 CEO 등을 대상으로 각종 세미나와 교육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들에 유용한 정보화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는 빌려 쓰는 방식의 ASP 서비스 보급을 확산시키고 개발업체 지원은 물론 기업들이 좀 더 쉽게 정보화를 접할 수 있도록 ‘IT도우미’라는 인터넷 포털도 운영하고 있다. 또 ASP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컨설팅을 지원하는 ASP 지원센터도 여는 등 다방면으로 정책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여러 법 제도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중에 있다. 앞으로도 프랜차이즈 업종을 위한 공동 플랫폼이나 업체·업종·업태별로 다양한 수요자의 요구에 대응할 만한 서비스를 개발, 프랜차이즈 종사자들의 의식전환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 ▦사회 =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정보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대부분 가게를 떠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실제 교육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서 본부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 프랜차이즈 정보화에 대한 지원을 가맹본부 위주로 갈 것이냐, 가맹점 위주로 갈 것이냐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프랜차이즈 정보화를 위해서 집중할 부분이 있다면. ▦송 부장 = 소규모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밖에 있는 고객을 어떻게 끌어들이느냐가 주요 관심사다. 매장 홍보를 위해 유인물 등을 돌리는데, 거기에 정보화를 접목해서 비용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면 자영업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가맹본부 차원에서도 하는 일이지만 소형 업체일수록 고객들에게 자기를 알리고자 하는 욕구가 절실한데, 실질적으로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윤 차장 = 개별 가맹점에 접근하는 것은 무리다. 가맹본부를 정보화에 집중하게 하면 가맹점은 자동적으로 따라온다. 프랜차이즈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만큼 무리한 판촉도 많다. 가맹본부들이 무리한 판촉을 추진하다 보니까 정보화가 오히려 뒤쳐진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관심은 1순위가 가맹점 모집, 2순위는 판촉홍보 및 마케팅이다. 이런 관심사에 맞는 솔루션을 먼저 개발해주면 좋겠다. 마케팅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 주면 가맹본부는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가맹점주들을 본사로 불러 교육한다는 건 어렵다. 차라리 한 업종이 많이 몰려있는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찾아가 그 구역에서 정기 교육을 진행하면서 업무 관련한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김 대표 = 솔루션 사업자들은 영업하면서 왜 정보화를 해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데만 많은 시간이 걸린다. 판매시점관리(POS)시스템을 도입하면 다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데, 무턱대고 쉽게 도입하다 보면 그만큼 해지율도 높다. 중요한 것은 정보화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잘 쓰게 하는 것’이다. 특히 프랜차이즈는 같은 외식업이라 하더라도 프로그램이 모두 달라 사업자들이 하나하나 다 지원해 주지는 못한다. 이럴 때 플랫폼을 통해 지원하면 나머지는 사업자들이 나서서 채우면 된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정보 노출에 대한 고민도 현재로서는 사업자가 나서야 되는 실정이다. 협회 등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해결해 준다면 사업 여건도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사회 = 가맹본부가 정보화를 잘하고 여러 가지 노하우가 축적돼야 가맹점도 같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은 당연하다. 가맹본부가 정보화를 단순한 통제감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전반적인 경영성과를 제고하는 쪽으로 활용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아울러 경영효율을 꾀하는데 정보화가 효과적인 툴이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할 듯하다. 이를 위해서는 프랜차이즈협회가 매우 성공적인 가맹본부 및 가맹점 정보화 사례를 발굴해 홍보를 통한 구전효과를 노려볼 수도 있겠다. 참석해주셔서 감사 드리며 이번 좌담회가 프랜차이즈 업계 발전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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