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칠레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농수산물과 공산품의 자유무역이 이뤄지고 있으나 금융 및 서비스 부문은 4년 뒤 재논의를 조건으로 미봉된 것으로 나타났다.
페르난도 슈미트 주한 칠레대사는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간담회에서 "한.칠레 FTA 조항 중 몇몇은 재검토돼야 한다"며 금융 및서비스 자유화 관련 조항의 재협상을 시사했다.
그는 "한국과의 협상 당시 동시에 진행된 대 미국 협상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금융 및 서비스 자유화와 관련된 조항을 세부적으로 검토하거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협정에 포함시켜 타결지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칠레 FTA의 금융 및 서비스 관련조항은 실질적인 내용이 거의 없거나 일반적인 내용만 담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난 2002년 10월 협상타결 직전 칠레측이 "시기상조"라며 4년 뒤 재논의를 요청해 수용됐다고 전했다.
한편 슈미트 대사는 "(한국이) 한.칠레 FTA 체결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만큼 다른 나라와의 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와 FTA를 체결하는데 많은 문제가 있겠지만 좀 더 쉽게 협정을 발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의 농민시위 등은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서도 있었던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진통은 다른 국가와의 FTA 체결과정에서 귀중한 경험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슈미트 대사는 또 "해외에 투자된 칠레의 연금펀드가 119억달러에 달하며 대부분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집중돼 있다"고 밝히고 "한.칠레 FTA가 한국시장에 대한관심을 불러일으켜 투자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