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숨돌린 금호… 매각 작업 순항할까

● 대우건설 풋백옵션 1개월 유예<br>지주사 금호산업 자본잠식 위기 모면… 여건 호전돼<br>일부선 우선협상자 자금조달 능력에 여전히 의문 제기


대우건설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풋백옵션 행사 유예에 합의함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대우건설 매각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매각을 둘러싼 환경이 개선돼 매각작업이 보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들의 자금조달 능력이나 매각대금 산정 문제 등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옵션 행사 유예 어떻게 가능했나 FI들이 옵션 행사 유예를 결정한 것은 대우건설이 원활하게 매각돼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할 경우 FI들이 옵션을 행사해도 실질적으로 옵션 대금을 받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풋백옵션 행사 시점을 한 달 늦춤으로써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보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당초 예정된 내년 6월15일까지 행사 대금만 받을 수 있다면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옵션 행사를 유예하는 대신 대우건설 매각이 성사될 경우 내년 2월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우선적으로 매각 대금을 받게 돼 수익 일부를 조기 실현한다는 측면도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옵션 행사가격과 매각가격의 차액은 당초 계약했던 내년 6월15일 받게 된다. FI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협상이 잘되지 않으면 손실을 입게 된다"면서 "실익을 따져본 결과 옵션 행사를 유예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대우건설 매각 탄력 받을까 풋백옵션 문제가 일단락됨에 따라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매각에만 전력을 다 할 수 있게 됐다.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풋백옵션이 행사될 경우 그룹의 지주회사이자 대우건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이 연말 재무제표에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뻔 했지만 일단 이 위기는 모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각 여건은 한층 나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선정한 공동 우선협상대상자인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컨소시엄이 매각대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매각 작업이 순항할지는 불확실하다. 또 매각 대금 부분에서도 주당 2만원 이하에 팔릴 경우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난제가 남는다. 대우건설이 주당 2만원에 팔릴 경우 매각대금 3조3,000억원이 유입되고 금호생명ㆍ서울고속버스터미널ㆍ금호렌터카 등의 매각 자금을 합해 총 4조2,000억원에 달하는 풋백옵션을 상환할 수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현재 주가 수준인 주당 1만3,000원에 팔 경우 매각 대금은 2조1,000억원에 불과해 추가적인 자금확보가 필요하다. 즉 얼마나 프리미엄을 받느냐에 따라 유동성 문제가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호그룹 채권단은 일단 대우건설 매각 진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매각에 실패할 것에 대비해 '플랜 B(비상대책)'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대책으로는 산업은행이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방식과 채권은행이 금호그룹 및 FI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가운데 절반가량을 사들여 공동 관리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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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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