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도 과격한 노동운동에 대한 반작용으로 노조 조직률이 크게 떨어지는 등 노사관계에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과거 강경투쟁의 대명사였던 독일을 필두로 유럽에서는 노사상생을 향한 협력적인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독일의 다임러크라이슬러 노사는 일자리 유지를 조건으로 근로시간 연장과 임금동결에 합의했고, 폭스바겐 역시 향후 7년간의 고용보장을 약속하는 대신 임금을 9% 삭감했다. 지멘스도 지난 2004년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 협약을 체결, 고용안정을 위해 임금 인상 없는 근로시간 연장에 합의했다.
또 네덜란드의 사무용품 제조업체인 스메드는 주당 36시간에서 40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연장하기로 합의했고, 프랑스의 공구부품 생산업체인 보쉬도 노조측과 조건없는 주당 근로시간 1시간 연장에 합의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 기업들의 노사관계 개선이 두드러진다. 도요타자동차 노사의 발전적인 관계는 익히 알려졌으며, 최근엔 후지중공업 등 여타업체들도 과거와 같은 일률적인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업무 또는 직급별로 차별화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공통점은 노조측이 임금동결이나 근로시간 연장에 합의하는 대신 기업측이 일자리를 보장해 주는 형태다.
태원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심각한 노사갈등을 경험하면서 과격한 대립이 노사양측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인식한 결과”라며 “노사 모두 무한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우선순위를 두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