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11월 17일] 글로벌 위기 극복 공조 다짐한 G20

글로벌 금융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G20(주요 20개국) 금융정상회의에 참가한 각국 정상들이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ㆍ감독을 강화하고 세계경제 하강을 막기 위한 긴밀한 거시경제정책 공조를 다짐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보다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명시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일단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인식하고 일반원칙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G20은 또한 불안한 시장상황에서 각국이 보호주의와 내국지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야 한다는 ‘개방된 세계경제를 위한 공약’도 공동선언문에 담았다. 지난 1930년대 대공황 때 각국이 금융 및 재정긴축을 단행하고 관세를 인상하는 등 경쟁적인 보호무역 조치를 취함으로써 세계경제 침체를 더욱 악화시켰던 사실을 뒤돌아본다면 의미 있는 진전이다. 아울러 내년에 선진국 대부분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흥시장 국가가 대거 참석한 G20 회의가 순조로운 출발을 한 것은 세계경제의 중심이 선진국에서 신흥시장으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이해가 다른 상황에서 보다 진전된 액션플랜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새로 출범한 G20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유럽연합(EU) 등이 주창해온 초국가적인 금융감독기구에 대해 전혀 합의점에 이르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세계경제의 혼란이 미국의 금융위기로부터 시작됐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신속하고도 충분한 대응을 하지 못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국들에 IMF 출연금 비중에 따라 의결권 확대가 거론되고 국제기구에 대한 재원확대가 추진되고 있는 것도 긴밀하게 엮여 있는 세계경제를 아우를 새로운 국제기구가 더욱 절실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세계경제 총생산의 90%를 차지하는 국가의 정상들이 함께한 G20은 내년 4월 말 이전에 다시 정상회의를 갖기로 했다. 다음 회의에서는 세계금융시장 개혁의 로드맵을 재확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중장기 과제를 포함한 실질적인 이행방안의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 시간을 놓치고 선언뿐인 합의는 세계경제 회복에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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