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가 연말 상승랠리의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금리인하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져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상승탄력이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만큼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 경제 연착륙 등 중장기 호재=11월 증시 첫날인 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1포인트(0.08%) 하락한 2,063.14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오히려 비차익 매물증가로 장 중 한때 15포인트까지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큰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약세가 지난 저점(22일 1,903.81포인트) 이후 큰 조정 없이 150포인트 이상 급등한데다 금리재료가 노출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인하가 선반영되면서 상승효과가 반감됐으며 일부 차익실현 매물도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다소 덜고 글로벌증시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에 따른 미국 주택 및 소비경기 회복 가능성에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아시아 지역 중심의 이머징시장에 자금유입 효과가 예상되는 점도 호재다. 다만 미국 경제의 연착륙이 가시화되면 그만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작아져 주가상승을 이끌 대형 모멘텀을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점은 증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11일 FOMC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하가 원자재 가격 급등을 초래하고 있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세계경제에 득보다 실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펀드 자금 급증 가능성은 작아=금리인하가 투신권의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인하가 아시아 지역 등 이머징시장에 대한 관심 확대로 이어지는 만큼 국내 시장만의 차별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이 12.8배 정도로 이머징아시아 PER(16.5배)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된 점을 제외하면 금리인하에 따른 자금유입 증가 등을 예상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국내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펀드자금 흐름도 당장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이병훈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견조한 흐름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은 크지만 단기간 국내 주식형으로 자금이 급증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순수 주식형 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현재 52조8,000억원(30일 기준)으로 지난 한달간 3조원 정도 늘었지만 해외펀드는 같은 기간 6조원가량이 늘어 40조7,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거시변수보다 이익 모멘텀에 주목=앞으로 증시 변수 가운데 기업실적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고유가, 원화강세 등이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지만 고유가가 중국시장의 성장성을 반영하고 환율도 경상수지 흑자 등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전망들이 나오면서 증시흐름에 대한 영향력이 반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거시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주시하기보다는 실적 모멘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변동성이 지속되는 국면에서 이익성장성이 큰 종목 중심의 투자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금융업종을 제외한 분석대상 기업들의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지난 2ㆍ4분기 8.9%에서 3ㆍ4분기 22.4%, 4ㆍ4분기 22.1%에 이어 내년 1ㆍ4분기도 19.7%에 이르는 등 수익성 호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