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역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환경 보전 및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해 서로 노력하자고 굳게 맹세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른바 시드니 선언에서 ‘기후 변화, 에너지 안보 및 청정 개발’이라는 선언적인 의미를 넘어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각국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시드니 선언은 구체적인 행동강령으로 APEC 역내에서 오는 2030년까지 현재 대비 최소 25%의 에너지 집적도를 감축하고 2020년까지 적어도 2,000만ha의 산림 면적을 확대할 것을 채택했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11%에 달하는 약 14억톤의 탄소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상들은 또 역내 에너지 분야의 연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 네트워크를 설립하기로 했다.
선언문의 약속이 실제 구체적인 행동과 바람직한 결과로 나타나기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선언문은 적어도 각국 정상들이 에너지 안보 및 환경 파괴, 그리고 기후 변화 이슈를 해결하는 것을 얼마나 절박하게 느끼고 있는 지를 잘 보여준다.
이 세가지 이슈는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가 지난 2월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지적했던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다. IPCC는 당시 보고서에서 인류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임을 과학적으로 처음 증명한 바 있다. 보고서가 나온 후에도 지구촌 구석구석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형태의 자연 재해, 예를 들면 홍수ㆍ가뭄ㆍ태풍과 허리케인 등을 겪어 왔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사실 그동안 언론들이 수차례 강조해 온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드니 선언은 각국이 처한 환경과 역량 등을 고려하더라도 APEC 회원국들이 기후 변화 및 에너지 안보, 그리고 청정 개발이라는 도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줬다.
각국 정상들이 상호 호혜적이며 역내에서 그리고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공동의 협력관계를 갖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지난 주말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강조한 바와 같이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스스로를 돕는 것이며 각국의 상호협력만이 윈-윈 효과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