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정추상미술의 계보 중 독특하고 특이한 작품세계를 이룩한 이남규(1931~1993) 화백의 작품세계를 집중조명하는 대규모 유작전이 그의 10주기를 맞아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가나아트센터는 `이남규, 한국의 서정추상`전을 지난 14일 오픈 오는 4월 6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제작한 회화 60여점을 소개, 새로운 평가를 기다린다. 이와 함께 출품작과 작품론이 실린 대형 화집도 전시를 앞두고 출간됐다.
이남규는 문학성과 조형성을 조화시킨 서정추상의 거봉이었으나 지방에서 활동한데다 화단의 주류에 있지 않았고, 말년의 10년 이상을 투병생활로 보낸 때문인지일반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유려한 생동감과 따뜻한 색채로 특징지어지는 일반회화는 물론 서울 약현성당 등 전국의 주요 천주교회에 설치된 스테인드 글라스(유리화) 작품 등 종교미술에서도 독보적인 역할을 했다.
충남 유성 태생인 이남규는 공주사범대학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미술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서울대에서 이남규는 하인두, 최종태 등과 깊이 교유했으며 장발 미술대학장의 소개로 오기선 신부를 만나면서 천주교에 입교했다. 그가 전국의 성당에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을 제작해주고 아내 조후종과 혼인한 것도 천주교와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남규는 1991년 금호미술관에서 열린 제7회 개인전을 앞두고 병환중이던 그는 전시 준비로 과로했던 때문인지 개막 일주일 가량을 남기고 쓰러진 뒤 타계하기까지 2년 동안 의식을 찾지 못해 가족과 미술계를 안타깝게 했다. (02)720-1020.
<이용웅기자 yy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