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축 허용 범위를 최대 25㎡(7.56평)로 제한하고 준공 20년 미만 공동주택은 원천적으로 리모델링을 통한 면적확장을 금지하는 등 정부의 리모델링 허용 범위가 대폭 축소되면서 사업에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입법예고에 나설 계획인데 지속적으로 규제완화를 요구해왔던 업계와 주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규제가 강화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건설교통부가 추진 중인 안(案)을 보면 증축면적은 가구당 분양면적의 20%(최대 7.56평)다. 또한 기존 발코니와 복도면적만큼은 리모델링이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증축은 불가능하다.
그 동안 리모델링을 추진했던 단지들 대부분이 10~20평 이상의 면적확장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정부 안이 확정될 경우 당분간 리모델링 사업 추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안보다 규제 오히려 강화=
당초 정부가 추진했던 안은 ▦60㎡ 이하 20% ▦85㎡ 이하 15% ▦135㎡ 이하 10% ▦135㎡ 초과 7% 증축이었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4~5평 면적 확장을 고려한 것.
이에 따라 이번 안은 분양면적(전용면적+주거공용면적) 기준으로 20%까지 허용한다는 점에서 당초 안보다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발코니와 복도면적만 증축이 가능하고 추가 증축이 불가능한데다 최대 25㎡(7.56평)만 늘릴 수 있도록 상한선을 뒀다는 점에서 리모델링 규제는 오히려 강화됐다는 게 업계 및 주민들의 평가다.
개포동 한신아파트의 경우 분양면적 기준으로 12~14평형 늘리는 것을 전제로 리모델링 건축심의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기존 27평형을 39평형으로, 35평형은 49평형으로 늘린다는 것.
그러나 정부 안에 따르면 기존 27평형은 베란다와 복도면적을 합쳐 4~5평, 35평형은 5~6평 가량 증축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 추진했던 확장면적의 2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
이 같은 상황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워커힐아파트, 도곡동 동신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대형 평형 위주인 워커힐아파트는 77평형을 90평형대로 늘리는 안을 추진 중이다. 이 경우 분양면적 20% 기준에는 부합하지만 증축 상한선에 걸리게 된다.
◇주민들 “리모델링 못한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 주민들은 이 같은 정부의 리모델링 규제 강화에 반발하고 나섰다.
개포동 한신아파트의 명성표 리모델링추진위원회 위원장은 “리모델링을 하려면 가구당 1억5,000만~2억원 가량 든다”며 “평수 증축에 대한 메리트가 없으면 누가 리모델링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도곡동 동신아파트 주민 역시 “정부에서 리모델링을 장려해 재건축을 포기하고 리모델링으로 선회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일관성 없는 주택정책으로 주민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층 단지의 경우 빠른 사업추진을 위해 리모델링을 검토했다가 포기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